광주 도로변·공터 ‘무단 방치 차량’ 골머리 최근 3년 4천229대 적발…미관 저해·주차난 등 문제 자진처리 유도 1년여 소요…외국인 차량 증가도 한몫 주성학 기자

2023년 02월 08일(수) 20:22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주택가에 구청의 무단 방치차량 안내문이 붙여진 차량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김애리 기자

도심 속 주차장과 주택 밀집지역 등 광주 곳곳에 무단 방치된 차량으로 인해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당 차량들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주차난 가중 및 위생 문제 등 갖가지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지만, 사유 재산인 만큼 자진처리를 유도하고 있어 처리에 1년여가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지역에서 적발된 무단 방치 차량은 2020년 1천402대, 2021년 1천365대, 2022년 1천462대 등 총 4천229대다.

이 중 88.41%(3천739대)는 불편을 겪은 주민 신고로, 11.58%(490대)는 해당 지자체의 조사로 각각 적발됐다.

무단 방치 차량은 매년 1천대 이상 적발되고 있지만 처리대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무단 방치 차량의 처리대수는 2020년 1천221대(87.08%), 2021년 1천10대(73.99%), 2022년 733대(50.13%)로 3년 사이 수거율이 35% 이상 감소했다.

2020년 강제견인 법령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처리대수가 감소하자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북구 오치동 서하로 인근 공터는 한 차량이 1년 넘게 방치되면서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 마치 공터 전체가 쓰레기장처럼 보였다.

인근 회사에 근무하는 이모(36)씨는 “이 차량이 한 자리에 오래 있는 데다, 바퀴가 터지는 등 전혀 관리가 되지 않는 걸로 볼 때 버려진 게 분명하다”며 “보다시피 주변에 담배꽁초 등 온갖 쓰레기가 쌓여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위생에도 좋지 않아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같은날 북구 동림동 고가 아래 공용주차장에도 오랫동안 방치된 차량이 주차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환경공단 한 직원은 “이 주변을 매일 청소하는데 택배차량으로 보이는 녹슨 트럭이 한 달이 넘도록 방치돼 있어 보기에도 좋지 않고, 다른 사람이 주차도 할 수 없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빨리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점유자에게 폐차 요청 및 처분 또는 자동차를 찾아가는 방법 등 본인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명하지만, 연락이 닿는 경우 최대한 자진처리를 유도하고 있어 처리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방치 차량을 처리하는데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소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락이 닿지 않는 외국인 소유의 무단 방치 차량도 증가 추세”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외국인 소유 무단 방치 차량이 늘고 있어 처리율 증감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 조사 후 강제견인 조치를 실시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