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몸에 딱 맞는 교복 싸게 사서 좋아요” ●광주 북구 상설교복나눔장터 안재영 기자 |
| 2023년 02월 08일(수)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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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북구 우산동 새마을부녀회 사무실에 마련된 상설교복나눔장터.
정식 개장 전임에도 아이들과 함께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을 이었다.
엄마와 함께 온 예비 중학생과 홀로 온 고등학생 등은 매장 곳곳을 둘러보며 자신들의 학교 교복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고 사이즈를 확인하는가 싶더니 몸에 대보고 거울에 비춰보는 등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고르느라 분주했다.
한 학생은 매장 한 쪽에 마련된 탈의실에서 직접 고른 교복을 입어봤으며 자녀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어머니는 교복 바지와 자켓 등을 찾아 전달했다.
교복을 입고 나온 해당 학생은 셔츠가 잘 맞지 않는지 이리저리 만져보고 움직여보더니 이내 다른 사이즈의 교복으로 재차 갈아입었고 또 한 번의 옷 갈아입기를 거쳐 몸에 딱 맞는 교복 한 벌을 완성(?)해 계산대로 향했다.
자켓과 바지, 셔츠, 조끼, 넥타이까지 모두 포함한 교복 한 벌의 가격은 1만5천원 밖에 되지 않았다. 시중 유명 교복 브랜드 판매가와 비교해 보면 믿기지 않는 가격이다.
중고 제품이긴 하지만, 세탁을 거쳐 새 제품처럼 깨끗한 옷을 구매한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교복을 고르는 이들 중에는 교복 매장에서 기증받은 ‘새 옷’을 발견, 그야말로 ‘횡재’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새 교복을 사긴 부담스러워 이곳을 찾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고려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7)군은 “1년 만에 몸이 부쩍 커 교복 바지가 자꾸 찢어진다”며 “졸업 전까지 버텨보려 했는데 더는 안 될 것 같아 새 바지를 사러 나왔다”고 말했다.
상설교복나눔장터는 이날 영업시간 40분 만에 20여벌의 교복이 팔릴 만큼 인기가 높았다.
매장을 찾은 이들은 부담 없는 가격과 높은 품질의 상품을 장점으로 꼽았다.
학부모 윤모(46)씨는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아이들의 옷을 매번 새 옷으로 사긴 부담이 커 첫째 아이 때부터 이곳 매장을 찾았다”며 “교복 외에도 체육복이나 가방 등도 저렴하게 팔아 종종 찾곤 한다”고 전했다.
광주 북구는 지난 2015년부터 ‘상설교복나눔장터’를 운영하며 공유문화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장터 판매 수익금은 북구 장학회로 기탁돼 매출이 늘어날수록 장학금도 커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장터에서는 245만4천원의 수익이 발생해 150만원이 장학금으로 기탁됐다.
북구 관계자는 “상설교복나눔장터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도 커진다”며 “공유문화 확산을 위해 구민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상설교복나눔장터에서는 북구 관내 중·고등학교 24곳의 교복을 ▲재킷 5천원 ▲셔츠·블라우스·바지·조끼 3천원 ▲책가방·실내화 3천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2-3월은 평일에, 4월부터는 매주 화요일에 문을 연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