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경제정책 ‘물가 안정→경기 대응’ 전환한다 ‘터닝포인트’ 하반기 유력…물가 상승률 둔화 정도 관건 연합뉴스 |
| 2023년 02월 12일(일) 19:55 |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쉽사리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올해 중 경제정책의 무게추를 ‘물가 안정’에서 ‘경기 대응’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정부가 예상한 경로대로 물가 상승률이 상반기 4%대, 하반기 3%대로 내려가면 적절한 시점에 정책 초점을 바꿔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시점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고 있으나 아직은 물가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안에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히면 경기 대응 ‘총력전’으로 정책 방향을 바꿀 채비도 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아직은 물가 안정 기조를 흐트러뜨려선 안 된다”면서도 “만약 물가 안정 기조가 확고히 간다면 모든 정책 기조를 경기 (대응) 쪽으로 턴(turn·전환)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가 밝힌 것처럼 정책 전환의 ‘터닝 포인트’ 시점은 물가 상승률 둔화 정도에 달려 있다.
정부는 전년 동월 대비로 1월 5.2%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이 서서히 진정돼 상반기 중에는 4%대로 내려가고 하반기, 특히 후반부에는 3%대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경기 부양책을 쓴다면 5%대의 고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크지만, 물가 상승률이 4% 아래로 내려가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적극적인 경기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물가가 정부의 예상 경로대로 움직이면 올해 상반기 종료 시점이나 하반기 초입에는 경제정책의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 기대처럼 물가가 서서히 하향 안정화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전기·가스요금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의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과 같은 공공요금 인상이 변수다.
공공요금 인상은 전기·가스·수도 가격, 교통비에 영향을 직접 줄 뿐 아니라 산업별 원가를 높여 다른 항목의 소비자 가격까지 올리는 파급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 파급효과에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 등이 겹치면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속도는 정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
이 경우엔 경기 대응으로의 정책 전환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무리해서 정책을 전환하면 경기는 제대로 부양하지 못하고 물가도 흔들리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물가가 안정돼 경기 대응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질 경우 정부가 쓰게 될 카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쓰는 방법은 기준금리 조정,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같은 재정 투입이다.
금리 조정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영역인데다 주요국 금리 동향도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다. 이와 별개로 추경은 정부 차원에서 고려할 방안이다.
정부는 현재로선 추경 편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특히 1분기 추경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며 하반기에 경기 대응책을 쓰더라도 추경 편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 중이다.
추가 재정 투입보다는 대출 등 금융규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규제 완화의 강도를 높이고 수출·투자 활성화에 집중해 경기 하강에 대응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그러나 올해 추경 편성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상저하고’가 예상되는 올해 물가 자극을 최대한 피하면서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규모를 역대 최고인 65%까지 늘리기로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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