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뒤 가려진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다’

● ‘진심, 아버지를 읽다’展…오는 8월까지
잊혀진 가장의 세월, 가족 간 사랑 담은 사진·소품 등 선봬

주성학 기자
2023년 03월 06일(월) 19:21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개최하는 사진전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이 오는 8월까지 광주 하나님의교회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전시를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물러설 곳 없는 ‘생존의 전장’에서 묵묵히 가정을 부양해 온 아버지의 희생과 세월. 가족을 행복의 나날로 이끌어온 아버지의 삶은 서툰 표현과 침묵에 가려지곤 한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주름진 얼굴, 손때 묻은 그 옛날 물건들을 통해 미처 헤아릴 수 없었던 아버지의 지난했던 삶 그 이면을 살필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개최하는 사진전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이다.

이번 사진전은 가족 간 사랑이 소홀해지는 현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전시다. 글과 사진, 그림 에세이, 영상, 소품 등으로 현대사의 격동을 헤쳐온 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담아냈다.

지난 5일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구 화정로 광주 하나님의교회 특설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아버지의 아련한 눈빛 속 자식을 향한 묵묵한 사랑이 느껴지는 영상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옛 시골 철문과 같은 출입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과거 단칸방을 연상시키는 전시장이 펼쳐진다.

텔레비전, 자식의 상장, 전축, LP판 등 아버지와의 추억을 소재로 한 사진과 다양한 물건들이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 낸다.

각 테마관은 아버지가 일상에서 사용한 표현과 말을 주제로 구성됐다.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멜기세덱출판사 문학·사진동호회 회원들의 글과 소품, 사진 등도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전시장 벽면의 글과 시들은 실제 사연으로 구성된 것들로, 전시를 더욱 현실감 있게 꾸몄다.

2관에서는 가족의 삶 뒷편에서 조연을 자처하는 아버지를 만나볼 수 있다.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는 근로의 현장, 늦은 식사로 국수를 먹으며 허기를 채우는 모습, 흙투성이가 된 아버지의 모습 등이다.

국제시장을 배경으로 한 1950년 격동의 시대부터 1980년 서울 올림픽 개최까지 급변한 시기 속 가족을 위해 힘든 세월을 지낸 아버지의 모습도 전시되고 있다. 당시 그들이 사용했던 농기구와 파독 광부 시절 현장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일기, 가족사진, 봉급 명세서, 일지 등을 통해 당시 현장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또한 수년 간 홀로 농사를 지으며 자식과 아내에게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독백이 빼곡히 적혀있는 아버지의 일기장도 인상 깊다. 자식들의 향한 애틋한 사랑, 고된 농사일을 감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노년의 외로움 등 아버지의 남 모르는 애환과 솔직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우식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목사는 “가족을 위해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도 말없이 가장으로서의 삶을 살았던 아버지들은 현재 그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의 지친 마음에 한편이나마 위로를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지난 2019년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을 거쳐 광주에서 4번째로 선보이는 전국 순회전으로 오는 8월까지 이어진다.

/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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