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노마스크 개강…대학가에 찾아온 ‘봄’ 전체 대면수업에 대학가 북적…인근 상인들 화색 물가 인상에 학생식당 북새통…부동산도 기지개 오복·안태호 기자

2023년 03월 08일(수) 20:10

4년 만에 대학교들이 전체 대면수업으로 전환, 개강한 가운데 8일 정오께 전남대학교 학생식당(사진 上)과 상대 인근 커피숍 앞에 학생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4년 만에 대학교들이 전체 대면수업으로 전환, 개강함에 따라 인근 상권도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 식당과 카페, 인쇄소 등은 3년여 간의 기다림에 반색하는 분위기였고, 부동산 업계도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8일 오전 11시30분께 전남대학교 상대 인근. 노 마스크 상태의 학생들이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웃음꽃을 피우는가 하면, 포근한 날씨에 한 쪽 손에 외투를 든 채 상대와 후문, 학생식당 등으로 삼삼오오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김영경(22·여) 학생은 “마스크를 벗고 학교생활을 하니 몰랐던 얼굴도 보게 되고, 대화와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아 즐겁다”며 “대면수업으로 지난해보다 학교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고 웃었다.

인근 상가들도 덩달아 화색이 돌았다.

상대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루면서 인쇄 업종은 거의 문을 닫을 위기였다”며 “현재도 강의시간에 패드 등이 허용되면서 인쇄업은 매우 힘든 상황이지만 지난해보다는 손님이 늘어 한숨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도 북적이는 학생들로 발 딛을 곳이 없었다.

카페 사장 박모씨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확연하게 매출이 늘었다”며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마주하니 낯설다. 코로나 이후 휑했는데 이제야 학교 인근이라는 실감이 난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오가 되자 상대 곳곳 식당 문 앞에 짧게 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식당 사장 김모씨는 “지난 2일 개강 후 점심시간마다 학생들로 가득차고 있다”며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1천원가량 올렸지만, 최상의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전했다.

학교 인근 식당들이 메뉴별로 1-2천원가량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학생들이 구내식당에 몰리는 현상도 빚어졌다.

이날 점심시간에도 전대 학생식당에 긴 줄이 이어졌다.

김도윤(26) 학생은 “월세 등 고정지출이 있어 밥값을 줄여보고자 보다 저렴한 학생식당을 이용하고 있다”며 “커피값이나 기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조선대학교 인근도 상가마다 학생들로 북적였고, 상인들의 얼굴도 미소가 가득했다.

지산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개강 후 매출이 기존 대비 절반 이상 올랐다”며 “힘들긴 해도 행복하다”고 웃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지난 3년여간 학생들의 공백은 대학가 부동산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학생들이 없는 원룸촌은 성인들과 근로자들이 채웠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됐던 식당 등 상가에는 배달업계가 들어선 것이다.

전남대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중인 김모씨는 “신입생이 거의 없고 저렴한 월세를 원하는 재학생이나 성인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개강을 앞두고 학생들의 수요가 늘어 인근 원룸의 상황이 나아진 것은 확실하다”며 “코로나 시국에 대학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문을 닫는 식당들이 늘었고, 해당 식당 등 상당수 상가에는 배달업체들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오복·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