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 투기’ 173명에 전세사기 일당 구속 광양서 103억 상당 편취…전남경찰, 주범 2명 구속 오복 기자

2023년 03월 08일(수) 20:10

‘깡통 전세’를 놓고 전세보증금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173명에 전세사기를 친 일당이 구속됐다.

8일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에 따르면 광양시에서 무자본으로 아파트를 매입 후 세입자들에게 매입가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는 일명 ‘깡통 전세’를 놓고 173명에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103억원 상당의 임차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A(43)씨와 B(43)씨를 구속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등 공범과 여죄에 대한 수사도 확대했다.

A씨 등은 ‘무자본·갭 투기’를 할 속셈으로 기업체가 많아 임대 수요가 높은 광양시를 범행 장소로 결정한 뒤 개인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공인중개사를 통해 임대차 수요가 높고 중저가형 아파트에 근저당(주택가격 30%)이 설정돼 있는 노후 아파트를 물색하고 임차인을 소개받았다.

근저당 설정으로 입주를 꺼리는 임차인들에게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자금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반환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키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후 피해자 173명과 아파트 매매가에 근접하는 금액으로 임대차 계약을 진행, 임대기간이 만료된 후 임차보증금 103억원 상당을 반환하지 않았고 경매처분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이 이 같은 방법으로 지금까지 광양시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총 173채이며, 임차기간 만료 이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세대는 현재까지 144채, 그 피해액은 82억원에 이른다.

또한 경매 통보를 받고 임차인이 노후화되고 전세금보다 하락한 아파트를 어쩔 수 없이 매수한 경우도 36채(보증보험 가입 15채, 미가입 21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임차기간 만료 시기가 도래하면서 그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전세보증금 반환상품에 가입한 150채 중 121채의 전세보증금 68억원을 대위변제(29채 진행중, 미가입 23채)하고 경매 진행 중인 해당 아파트에 대해 채권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선순위 채권을 제외한 금액만으로는 채권 회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들의 범행은 경찰이 지난해 7월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에 따라 첩보를 통해 광양시에 위치한 ‘S아파트’ 수십 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된 사실을 확인하고, 주택소유자와 임차인 등을 확인 후 수사에 착수하면서 덜미가 잡혔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