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증가 속 헬멧 없이 여전히 ‘쌩’ 광주시내 2021년 4천400대→올해 2월 7천300대 등록·단속건수↑…광주시 “안전수칙 홍보 등 계획” 주성학 기자

2023년 03월 13일(월) 20:16

지난 7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내 도로에서 한 이용자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고 있다./주성학 기자

“헬멧 안 쓰고 다니다가 사고 나면 크게 다칠 것인디…무서운 줄 모르고 타고 다니는구만.”

광주시내 전동 킥보드가 늘어나고 사고 또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안전모(헬맷) 미착용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어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안전모 미착용 시 범칙금 및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이 사실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상당수인 데다, 법 외에는 안전수칙 준수 등과 관련해 별다른 대책이 없어 예방 및 홍보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교내 곳곳에 전동 킥보드가 주차돼 있고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도 여럿이다.

이중 헬맷을 착용한 이들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 전동 킥보드를 타고 인도와 도로를 넘나들며 차량과 보행자들을 지나쳐 갔다. 또 다른 학생은 주행 차량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동 킥보드를 탄 채 도로 중앙선을 따라 질주했다.

대학생 김모(20)씨는 “학교가 넓어 걸어가는 것보다 전동 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며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헬멧을 따로 구매하는 게 아깝고 천천히 다니면 괜찮다고 생각해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남구 무등시장 인근 골목에서도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타는 이들이 보였고 한 트럭 운전자는 전동 킥보드로 인해 급제동하며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무등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이모(34)씨는 “운전 중 골목길에 들어서면 전동 킥보드를 타는 이들 때문에 더욱 조심한다”며 “얼마 전 전동 킥보드를 탄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가 날뻔했고, 킥보드 이용자들 대부분이 헬멧을 쓰지 않고 있어 사고 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동 킥보드 숫자는 2021년 4천400대, 2022년 6천400대, 2023년(2월 기준) 7천300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전동 킥보드 헬멧 미착용 단속 건도 2021년 4천972건, 2022년 6천255건으로 1천283건이나 증가했으며 올해 1월 86건, 2월 172건으로 한 달 사이 2배나 늘었다.

사고접수 건은 2021년 100건, 2022년 91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2년 연속 9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벌금을 통한 단속은 헬멧 착용에 영향이 미비하다고 보인다”며 “동호회 등은 헬멧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착용 분위기와 문화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이같이 시민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홍보와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 대여 업체에 대해 안전모 미배치로 처벌이나 제재를 하는 법적 사항이 없다”며 “다만, 분기별로 전동 킥보드 운영업체에 안전모를 배치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부터 라디오 등을 통해 전동 킥보드 이용 시 헬멧을 착용할 수 있도록 안전수칙에 관한 홍보 및 안내 계획을 수립 중이다”고 덧붙였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