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시에는 진화선 구축이 최우선” 동구 산불전문예방진화대·등산로관리대 20여명 참여 이론교육 후 용산체육공원서 등짐펌프 발사 등 훈련 안태호 기자

2023년 03월 22일(수) 20:00

22일 오후 광주 동구 용산체육공원 주차장 옆 공터에서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들이 등짐펌프 사용법을 숙지,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안태호 기자

“화재의 성질을 알고 진화선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꼭 기억하세요!”

22일 오전 9시께 광주 동구청 지하 1층 민방위교육장. 김종수 한국산불방지협회 호남지회장이 동구 산불전문예방진화대와 등산로 관리대 20여명에게 산불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발생한 산불 현황과 피해를 설명하면서 “불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어 항상 조심해야 한다”며 “그렇기에 불의 성질을 파악해 진화선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산불이 발생했을 때 무엇을 선택하면 살 수 있을지 물었다. 선택지로는 ‘계곡 옆길’, ‘산정산으로 향한 등산로’, ‘잎이 뾰족한 침엽수’, ‘잎이 넓은 활엽수’가 제시됐다.

대부분 교육생은 ‘계곡 옆길’을 꼽았다. 물이 있어 안전할 것 같다는 것이 이유였다.

정답은 ‘입이 넓은 활엽수’였다. 잎이 넓은 활엽수는 한번 타고 잔불을 만들지 않으며 금세 꺼지기 때문이라는 것. 계곡 옆길은 불길보다 온도 차이에 의해 연기가 이동하는 굴뚝 현상으로 인해 질식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이 밖에 ‘큰 바위 뒤’나 ‘묘지 근처’도 불길을 피할 수 있고, 대부분 벌초가 돼있어 산불이 크게 번지지 않아 안전한 대피처라고 일러줬다.

이론교육이 끝난 뒤 오후에는 동구 용산체육공원 주차장 옆 공터에서 실습이 이어졌다.

헬멧과 빨간진화대 복장을 갖춘 대원들은 소방이 불을 진압하면 잔불을 처리한다. 이에 3인1조로 첫 훈련이 시작됐다. 현장에 투입됐다고 가정해 2명은 불갈퀴로 재를 들추고 나머지 1명은 그곳에 물을 직사 발사해 완진하는 훈련이었다.

다음으로는 각자 등짐펌프를 어깨에 매고 일렬로 서 강사의 ‘발사’라는 구령에 맞춰 물을 발사했다. 곧이어 실시된 수조 설치 훈련에서도 대원들은 하나된 모습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날 교육은 해당 훈련을 2차례 반복한 후 끝났다. 진화대원 대부분은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로 단기 계약직이지만, 몇몇은 5년 넘게 활동한 이들로 전문가 못지 않는 움직임을 보였다.

김종수 회장은 “이번 훈련과 교육의 목적은 화재 피해를 돕고 소방의 보조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교육과 실습을 통해 화재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1월1일-3월22일) 전국 산불화재 287건 중 광주 6건, 전남 33건의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원인은 쓰레기 소각 45건, 입산자 실화 29건, 주택화재 비화 17건 등의 순이었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