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부웅~’ 광주 ‘배달 소음’ 골머리 최근 3년간 민원만 총 704건 달해…매년 증가세 “빠른 속도에 단속 애로…현실 부합 기준치 필요” 안태호 기자

2023년 03월 29일(수) 20:07

“쉬는 날에도 귀를 찌르는 소음 때문에 몇 번이고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최근 광주에서 오토바이 소음 민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장 단속 등의 어려움으로 시민은 시민대로, 단속기관은 기관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고소음 이륜차에 대한 소음 기준이 낮아 현실적인 기준치 마련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0-2022년 총 704건의 이륜차 소음 민원이 접수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46건 ▲2021년 250건 ▲2022년 308건이다.

이처럼 최근 3년간 매년 오토바이 소음 민원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배달원 증가 여파로 풀이되고 있다.

담당 지자체는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소음 기준 위반으로 적발되는 사례는 3년간 전체 민원 접수 건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합동 단속을 통해 소음이 심한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소음을 측정해도 기준 소음 ㏈(데시벨)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순간 빠르게 지나가는 이륜차에 대해서는 소음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승용차의 배기소음규제 상한 기준은 100㏈,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105㏈이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는 통상 기차가 지나갈 때 나는 소음과 같은 수치로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일부 구조변경을 한 오토바이들이 소음은 이보다 더 커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동구 주민 최모(33)씨는 “평일,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밤낮으로 오토바이가 왔다갔다 해 피해가 막심하다”며 “소음 규제를 강화하거나 불법 개조된 오토바이를 단속해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고소음 이륜차 소음 기준을 105㏈에서 95㏈로 강화하는 등의 소음 진동관리법 개정안을 발의, 오는 7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 속 강화된 소음 기준도 평균 일반주거지 60-65㏈ 이하, 상업지역 65-70㏈ 이하로 현실성이 떨어져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 한 자치구 관계자는 “민원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곳에 대해 합동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도 “이륜차 소음 근절을 위해서는 정확한 법에 따른 규제가 필요하지만 현재 현장 단속에 한계점들이 존재하고 있다. 다만, 환경부가 이같은 문제를 파악해 전기 이륜차 보급, 소음 자동측정 장치 개발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 시행 전 이동규제지역을 정해 고시해야 하는데 지난 8일 5개 자치구와 함께 논의했다”며 “바로 규제지역을 정하기가 쉽지 않아 7월 전까지 협의해 결정한 뒤 홍보 활동과 정확한 규제로 소음 피해가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