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광주땅 '최초' 이야기](87)악기·음반점

1930년대 충장로 남해당… 레코드·축음기도 팔았다
신창동 저습지 유적서 기원전 1세기 벚나무 현악기 등 5종 발굴
2017년 광주·전남권 첫 하모니카 전문 ‘NW실용음악학원’ 등장
도시철도공사, 상무역에 ‘레일피아노’ 설치…지하철 이용객 공유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2023년 04월 20일(목) 20:04
지난해 광주문화재단에서 광주포크 음악 반세기 ‘통기타는 영원하다’를 펴낸다. 2018년 사직공원 어귀, 광주음악의 거리에 세워진 광주 통기타 동상 사진이 들어 있다. 피리, 하모니카, 브라스밴드, 7080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1980년 윤상원 열사는 피리 부는 사나이였다.

현재 포털에 노출된 광주지역 악기점은 금호월드 12개소를 포함 60여개다. 구별로 보면 서구가 27개소로 가장 많고, 북(17곳)·동(12곳)·광산(4곳)·남구(3곳) 순이다. 2022년 전화번호부에는 국·양악기점 50개, 악기수리·제조소 11개, 악기·중고 297개, 음반·CD·테이프판매와 제작은 각 4개소다.

1990년대 신창동 저습지 유적에서 기원전 1세기쯤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악기 5종이 발굴된다. 길이 77.2㎝ 폭 28.2㎝ 옻칠 울림통, 10줄 벚나무 현악기는 압권이다. 바가지 목형은 가죽 씌운 북과 톱니무늬 나무모양은 타악기다. 2천년 전 하늘제사 때 밴드공연을 짐작케 했다.
사직공원 어귀 광주통기타레전드동상(광주문화재단2022).

신창동 저습지에서 발굴된 선사시대 현악기(국립광주박물관2008).

광주 최초 근대 악기점은 1930년대 충장로2가 9-2번지 파하야(波賀野)악기점과 충장로3가 호남은행 근처 남해당(南海堂)악기점(金俊實)이다. 남해당에서는 레코드, 축음기, 서적, 장난감도 팔았다고 전한다. 1930년판 전라남도사정지에는 완구점으로 적혀있다.

땅문서를 열람하니 충장로3가 26번지는 1912년 미국 유진벨, 1918년 평양 정맹노, 1920년 화순동복 연둔리 오완기, 1922년 화순 광덕리 남국일, 1924년 누문리 98번지 심덕선, 1925년 화순능주 관영리 오봉선, 1926·30년 길부(吉富)를 거쳐 1930년 12월 김준실터가 된다. 그는 27번지도 1941년 소유한다. 충장로2가 9-2번지는 1930년 12월20일 지한면 홍림리와 광산정 삼십내(森十內), 31일 파하야(波賀野岩吉) 터가 된다.

1950년대 자료를 보면 충장로3가 26번지 청향당(서춘화), 충장로5가 명향당(최기섭), 양동시장정래희, 구동 106번지 빅토리구강악기점(정득채·위인양)이 있다. 1960년대는 1963년 충장로4가 8번지 광주소리사(이강휘), 1966·1969년 충장로2가 12번지와 충장로1가 2-8번지 수도피아노(정봉), 1969년 궁동 7-13번지 빅토리악기점(정찬명), 금남로5가 141번지 동아피아노(유양대)가 보인다.

1970년대 악기점·음반사를 살펴보니 충장로1가 1번지 한진피아노사(신한조), 4번지 25시음악사(하태흥), 13번지 명진피아노(주수만)·성음레코드(문창희), 25번지 8·9피아노사(이광한), 충장로5가 22번지 금성레코드사(김진영), 금남로4가 63번지 광주악기점(김완기), 금남로5가 1-5번지 동진레코드(조충근), 94번지 호남악기레코드(김영석), 141번지 영창악기점(유재남), 누문동 1-15번지와 충장로5가 24번지 한일악기상사(위대한), 대인동 321-33번지 호남레코드(민숙현)가 있다.
충장로1가 25시음악사(광주문화재단2022).

대인동 세종악기(향토지리연구소2023).

필자가 예술의 거리 북편 중앙로변 대인동 155-2번지 세종악기를 찾았다. 담양금성 출신 신현옥(82)씨는 10대 상경, 20대에 취미로 아코디언을 배웠다고 한다. 광주에서 제과·운수업을 하던 그는 40대에 악기점을 열었다. 이곳 2층은 아코디언 교육공간이다.

경열·금재교차로변 유동 112-9번지 미성현악기를 방문했다. 바이올린을 수리하고 있는 대표 이경우(60)씨는 화순동면 샘골생이다. 음대 졸업 뒤, 서울에서 광주인 김희중과 이태리 유학을 통해 현악기 수리 전문기술을 터득했단다.

동구청앞 교차로가 서석동 91-13번지 인당국악사 이춘봉(77)씨는 전주기전·신흥학교생이다. 1970년대 광주입성, 광주시립국악원 김금향께 가야금과 거문고를 배운다. 1995년 첫 악기장 부문 광주시 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다. 2층 제작소에서 국악·양악 협연을 강조한다.

중요무형문화재45호 대금산조 이수증을 교부받은 교사출신 최성남씨는 현재 노대동 741번지에 교육장을 열고, 유튜브 활동 중이다. 국악기 업소는 서동 72-3번지 광일국악사, 신안동 237-41번지 무등국악사, 광천동 712-57번지 나귀남국악기제작소, 양동시장 김천유기(김여진)가 있다.

2015년 4인조(밴조·기타·바이올린·콘트라베이스) 혼성어쿠스틱밴드인 조이밴드(이관영)가 결성된다. 알프스요들송과 아일랜드 포크를 중심으로 세계 여러나라 민속음악연주로 시민과 함께하고 있다.

2017년 하남대로 동림프라자3층에 광주·전남권 최초 하모니카 전문학원인 NW실용음악학원(황금화)이 등장한다.

2020년 6월 광주도시철도공사는 광주 상무역에 ‘레일피아노’를 설치한다. 상무악기사(엄기성)가 기증한 중고 피아노로 지하철 이용 시민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다. 4번 출구 ‘사랑의 건강계단’을 오르내리면 마치 피아노 건반처럼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울린다.

2020년 말 ‘사라지는 것들에 기대다’에 이화경씨는 ‘세상의 모든 음악이 있는 곳’을 주제로 광주음악터 스토리를 쓴다. 충장로1가 8-2번지 25시음악사 얘기가 있다. 20년째 매장을 지킨 직원은 1990년대가 전성기, 빅토리와 광주소리사와 함께 트로이카를 이뤘단다.

계림동 258-6번지 헌책방거리에 위치한 명음사 내부는 엄청난 양 LP판, 시디, 카세트테이프, 각종 오디오, 마리아칼라스, 정경화, 사라장, 파바로티 사진들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40여년 음반여정, 이선호 대표는 고교 합창반으로 팝가수 스키터 데이비스를 소환한다.

1978년 초 지산동 법원통 소리사에서 울린 전영의 ‘어디쯤 가고 있을까’는 지금도 일상이다. 1980년대 중반 교사 초년에 기타와 장구 교습소에 등록한 적도 있다. 취향노래만 구성, 의뢰한 테이프가 고물 카세트라디오에 끼어 있다. 부글정국 북치고, 월광소나타를 듣는다.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www.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jdaily.com/1681988686600290223
프린트 시간 : 2023년 12월 03일 20:2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