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우주의 점, 점 안의 삶 무등현대미술관, 21일까지 5월 특별기획전 최명진 기자

2023년 05월 17일(수) 19:29

정송규作 ‘삶의 이야기’

무등현대미술관은 오는 21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5월 특별기획전 ‘푸른 우주의 점, 점 안의 삶’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소장품 중 정송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색이 갖는 의미와 예술세계를 연결, 재조명하는 자리다.

작가는 파랑색의 신비로움에 매료돼 작품에 코발트블루, 울트라마린을 주로 사용했다.

이 두 색깔은 파랑계열 중에서도 보랏빛을 지닌 강하고 선명한 색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작업했던 조각보 시리즈는 작가의 어머니에서 시작된다.

손수 옷을 지어 입었던 시절, 할머니를 비롯한 집안 여인들이 모여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아 베를 짜고 색동으로 염색하면 빔이 완성된다. 작가는 명절을 기다리며 매일 옷장 문을 열었던 동심을 추억한다.

옷을 짓고 남은 자투리 천을 이어 붙이며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도했던 어머니들의 마음과 담장 밖 외부 세상을 모르고 살았던 여인들이 만든 면과 색의 조화는 독창성을 담고 있다.

작가는 2000년대 이후 조각보에서 착안한 조각조각을 더 작은 점으로 표현했고 그 점은 나의 삶, 시간을 대변하면서 줄곧 원초적 메시지인 어머니를 담아왔다.

아버지의 어머니였던 할머니와 나의 어머니, 세 남매의 어머니인 ‘나’ 그리고 어머니가 된 딸들, 영원으로 이어질 삶의 이야기다.

작가가 점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나의 삶은 곧 우리 모두의 삶이며 우리는 매순간의 생각, 감정, 그에 따른 행위를 남기면서 살아간다. 오늘의 선명한 점부터 흩어져 희미해진 과거 어느 날의 점까지 캔버스 화면에 푸른 영원으로 펼쳐진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