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3주년]“민주주의 위해 희생한 영웅들 영원히 기억하겠다”

빗속에도 추모 발길 잇따라…다양한 세대·국가 참배
90대 노모, 아들 묘비 쓰다듬으며 “잘 지내나” 비통

주성학 기자
2023년 05월 19일(금) 00:16
사진=김애리 기자
“다른 나라의 역사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열사들에게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한 캄보디아 청년은 오월 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기념식이 끝난 국립5·18민주묘지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추모객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유족은 물론, 시민단체, 외국인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넋을 기리고 오월 정신을 계승하고 싶다’는 하나의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고(故) 이정모 열사의 묘지 앞에 주저앉아 있던 박도임(94)씨는 “아들아… 보고 싶구나. 그곳에서는 잘 지내고 있느냐”고 비통해 하며 하염없이 묘비를 쓰다듬었다.

故 이정모 열사는 1980년 5월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해 민중항쟁을 펼쳐 수감됐고 모진 고초를 겪었다. 징역을 마치고 출소한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박씨는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냐”며 “한 많은 지난 세월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눈물을 훔쳤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참배하던 초등학생은 수첩을 들고 다니며 민주열사와 사연 등을 꼼꼼히 기록했다.

전주 용소초등학교 4학년 이우진(11)군은 “전주에서 아버지와 함께 오늘 기념식에 참석했다”며 “지난해 5·18 관련 영화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됐고,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버지와 함께 왔다. 앞으로도 매년 5월에 광주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정득(47)씨는 “오월 정신을 잊지 않고자 광주를 찾고 있다”며 “아들이 성장할수록 5·18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기특하다”고 미소지었다.

외국인들의 참배도 잇따랐다.

캄보디아에서 온 레이 찬다라부스(23)씨는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이곳에 안장된 모든 분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며 “자유를 향한 마음은 소속 국가를 넘어 모두가 똑같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지키키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행사에 참여해 행사·영상 등을 보고 참배하며 감동적인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피켓을 들고 반대하는 모습을 봤다. 캄보디아에서는 이 같은 행위를 할 경우 잡혀가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수많은 영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열사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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