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3주년 이모저모]구슬픈 ‘오월의 엄니’…참배객 나눔부스 ‘훈훈’

소리꾼 이봉근, 헌정곡으로 ‘엄니’ 열창…곳곳 눈시울
‘오월 정신 기려’ 日서 발길…자원봉사자 주먹밥 나눔

오복·안태호 기자
2023년 05월 19일(금) 00:18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노래를 매개로 오월의 역사와 한(恨)을 풀어냈다.

올해 기념식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거나 고통 받는 가족을 지켜낸 어머니들을 집중 조명, 소리꾼 이봉근이 나훈아의 곡 ‘엄니’를 헌정곡으로 바쳤다. 소복 입은 어머니들은 “인자 그만 울지 마시오”라는 구절이 반복될 때마다 눈물로 회한의 세월을 씻어냈다.

기념식 애국가는 광주 주남마을에 위치한 지한초등학교 학생들이 이끌었다. 주남마을 민간인 학살로 드러난 부당한 국가 폭력을 기억하고 트라우마를 승화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5·18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그 정신을 알리기 위해 일본에서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국제노동자교류센터 철도지하철노동조합 소속 전국 노조원 30여명과 함께 5·18 기념식에 참석한 야스다마사시(62)씨, 시모후지 아키오(65)씨, 다카다 야스히로(67)씨는 서일본노동조합(이하 JR서노) 소속 일본 관서지방 철도공사 노조원들이다.<사진>

야스다씨 등의 방문은 올해가 12번째로, 첫 방문은 2011년 이뤄졌다.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있어 한국 내부의 갈등이 있다는 소식을 신문으로 접한 야스다씨 등이 일본 내 알려지지 않은 5·18의 진실을 알고자 광주를 찾았다. 이들은 오월어머니회 안성례씨를 만나 1980년 5월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처음으로 마주하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이들은 일본 내 알려지지 않은 이웃 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를 전하고자 2015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광주항쟁 기념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야스다씨는 “부정의에 대항한 광주시민들의 용기와 힘을 본받고 싶다”며 5·18정신의 계승 의지를 밝혔다.

○…기념식을 앞두고 5·18민주묘지 주변 곳곳에서 집회와 보수·진보 간의 대치 상황도 연출됐다.

기념식 전부터 국립5·18민주묘지 정문 앞 삼거리에서 광주진보연대, 민주노총 광주본부, 진보당, 대학생진보연합 등이 거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참배 반대시위를 진행했다.

단체들은 5·18 정신과 가치를 부정해 온 지난 1년에 대한 반성 없이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주차장 일대에서는 보수와 진보 유튜버 간 충돌도 빚어졌다.

유튜버 A씨는 “문재인은 징역형을 받아야 한다. 45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맞서는 다른 유튜버 B씨는 “그럼 법 좋아하는 윤 대통령은 징역 몇 년을 받아야 하냐”고 설전을 벌였다.

○…곳곳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고소한 주먹밥과 음식을 나누며 ‘대동정신’을 펼쳤다.

㈔솔잎쉼터봉사회는 참배객들에게 1980년 당시 나눔·연대의 상징이었던 주먹밥을 나누는 행사를 열고 무료로 음식을 제공했다.

광주시 자원봉사센터 80여명과 이날 오전 3시부터 준비한 주먹밥과 김치, 머리고기 등을 앞에 두고 기념식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옛 이야기를 나누며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동구에 거주하는 김봉환(78)씨는 “5·18 당시 금남로에서 많은 시민이 자유를 위해 싸워나갔고 격려의 의미로 주먹밥을 나눠 먹었다”며 “오늘 와서 주먹밥을 보니 그때 당시의 기억이 많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구묘역 오월 정신 계승 현장안내소에서는 ‘조오섭 의원 자원봉사단’이 따뜻한 차와 커피를 참배객들에게 제공했다.

/오복·안태호 기자
오복·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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