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임용시험 중 화장실 이용금지는 인권 침해” 국가인권위, 광주시교육청에 개선 권고 오복 기자

2023년 05월 23일(화) 19:12

국가인권위원회는 23일 “지난해 광주시교육청이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응시자들의 화장실 이용을 제한한 것은 인권 침해”라며 해당 기관에 개선을 권고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18일 2022년도 광주시교육청 지방공무원 9급 임용 필기시험에서 응사자들이 시험 도중 배탈이나 설사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급히 용변을 볼 일이 발생하더라도 화장실을 가면 시험장에 재입실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은 ‘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에 해당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교육청 측은 해당 조치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9급 공무원 시험, 국가직 9급 시행기관인 인사혁신처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국가인권위에 주장했다.

국가인권위는 “다수가 응시하고 엄격한 시험관리가 요구되는 대학수학능력과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의 경우 시험 도중 화장실 이용을 허용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하면, 광주시교육청이 필기시험 중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화장실 이용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이며, 헌법상 보호 가치가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응시자에게 기본적 생리현상을 억제하라거나 해당 시험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광주시교육청의 시험 중 화장실 이용 제한은 헌법에서 보호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 가치, 행복추구권,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