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 창사 32주년 특집]전국 어디에도 없는 광주만의 ‘돌봄 서비스’ ●자리잡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기존 돌봄 우선 연계·틈새는 광주+돌봄·위기시 긴급돌봄 ‘빈틈없는 전 생애주기 지역 통합돌봄 서비스망 구축’ 목표 1660-2642 단일 콜 창구 개설…의무 방문 사각지대 해소 박선강 기자

2023년 06월 01일(목) 20:43

모든 세대·계층을 아우르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선포식이 지난 3월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5개 구청장, 자치구 전담 부서 공무원, 민간·공공 돌봄기관 관계자 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 광산구 A행정복지센터에서는 ‘신청하지 않아도 먼저 찾아가 돌봄이 필요한지 살피는 의무방문’ 활동을 펼쳤다. 이를 통해 만난 B씨는 최근 집에서 낙상해 움직이기 어려운데다 간질과 우울증까지 있어 평상시에도 혼자 의식을 잃을 때가 많았다고 한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으로 신설된 ‘가사지원’과 ‘AI안부확인’ 서비스를 연계하기로 돌봄 계획을 수립했다.

#2. C행정복지센터에선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잃고 다리 수술까지 하게 된 20대 청년 D씨에게 광주다움 통합돌봄 신청을 도왔다. 우선 식사 지원을 연계한 뒤 경제적 어려움도 심각한 상황이라 판단, 기초수급자 신청 지원을 돕기도 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지난 4월1일 돌봄 빈틈을 메우기 위해 어디에도 없는 광주만의 돌봄서비스를 시작했다.

광주시는 인구 고령화, 1인 가구 확대, 기존 돌봄서비스 자원 부족, 시민 스스로 찾아야 하는 복잡한 신청 절차 등으로 발생하는 돌봄 영역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시민 복지 체감도를 높이는 적극적인 서비스 정책 수립·실행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본격 추진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시민 누구나 돌봄이 필요할 때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전 생애주기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망 구축’이 목표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질병·사고·노쇠·장애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 이용할 수 있으며, 서비스 대상은 ‘경제적 형편’이 아닌 ‘돌봄의 필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우선적으로 기존 돌봄 제도를 안내하고 기존 돌봄이 채우지 못하는 틈새는 신설되는 ‘광주+돌봄’ 7대 서비스를 연계한다. 위기상황으로 기존 돌봄이나 광주+돌봄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경우 ‘긴급돌봄’으로 즉시 지원하는 방식으로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돌봄의 틈새를 메우기 위해 새롭게 신설되는 광주+돌봄 7대 서비스는 ▲취사·청소·수발 등 가사 지원 ▲영양식 등 식사 지원 ▲병원·관공서 등 동행 지원 ▲의사 방문 진료 등 건강 지원 ▲인공지능(AI) 안부전화 등 안전 지원 ▲간단한 집수리나 대청소 등 주거편의 지원 ▲일시적으로 집이 없을 때 시설에 머무를 수 있는 단기보호 지원이 있다.

소득·재산·연령·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는 보편 서비스로 단기·일시 돌봄이 필요할 때 원스톱으로 이용 가능하다. 단, 보다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 한도를 설정했다. 기준중위소득 85% 이하(광주시민의 약 52%) 소득자는 1인당 연간 150만원 한도(위기 상황 시 300만원) 내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액 시·구비로 지원한다. 기준중위소득 85% 초과 소득자는 전액 본인 부담으로 한도 없이 이용 가능하다.

지원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돌봄이 필요한 위급상황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엔 자치구별 사례 회의를 통해 별도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사각지대 발생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기존 돌봄과 광주+돌봄을 적시에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긴급돌봄’으로 즉각 지원한다. 갑작스러운 사고·질병, 자연·사회재난 등 긴급 위기상황으로 혼자 거동하기 어렵거나 일상 생활 수행이 어려운 경우,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돌볼 수 없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신청은 동행정복지센터에 방문·전화하거나 5개 자치구 단일창구인 돌봄콜(1660-2642)을 이용하면 된다. 돌봄콜 번호는 곁에서 돌봐주는 따뜻한 이웃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웃사이(2642)’로 정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민선 8기 강기정 광주시장의 복지 공약 1호다.

광주시는 행정이 직접 관리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손옥수 복지정책과장은 “전국 지자체에서 최초로 시작하는 만큼 기대도 크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여 소외되는 시민이 없는, 따뜻하고 촘촘한 돌봄도시 광주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선강 기자

[기고]광주, 대한민국 돌봄의 표준 / 류미수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류미수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시민들의 든든한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시행 후 6주간 총 2천926건의 돌봄 요청이 접수됐고 97개 동의 사례관리 담당자들이 6천167건의 현장을 방문해 3천569명 시민들에게 촘촘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도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돌봄서비스가 있지만 소득, 장애, 연령 등 조건을 충족해야만 신청할 수 있어 정작 필요한 때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에 광주시는 기존 돌봄망의 틈새를 메우기 위해 ‘광주+돌봄’ 7대 서비스를 신설하고 전달 체계 개편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광주만의 통합돌봄 시스템을 구축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기존 돌봄제도의 틈새와 사각지대를 발굴해 개별 상황에 맞는 돌봄 지원체계를 구축하려는 전국 최초의 시도다. 또한 개별 방문과 상담 과정에서 다양한 복지정보를 안내해 줌으로써 시민들의 복지 만족도 향상은 물론 고독사와 자살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솔직히 돌봄이란 나는 하기 싫고 누군가가 알아서 해줬으면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속에서 돌봄의 소중함과 어려움을 경험했다. 많은 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그 부담은 오롯이 개인과 가정에 전가됐으며, 지역 내에서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모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사회적 돌봄을 강화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민주도시 광주가 시민 개개인의 삶을 책임지고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소산이다. 1980년 5월 서로를 돌보는 나눔과 연대로 시민의 존엄과 자유를 지켜낸 광주가 돌봄도시로 거듭나는 것은 필연적 과정이라 할 것이며, 사각지대 없는 통합돌봄으로 시민들은 이제 각자 돌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타 자치단체의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대전·제주·수원 등 전국에서 문의와 자료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학회가 6월13일 광주에서 춘계학술행사를 개최하는 등 광주의 통합돌봄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학술행사도 연이어 계획되고 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대한민국 돌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