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동지회 참배’ 놓고 5·18 단체간 또 충돌 3일 민주묘지 앞 저지선서 “열어달라” vs “돌아가라” 대치 임성록 고문·임근단 여사 어제 재방문…“화해·용서” 소원 안재영 기자

2023년 06월 04일(일) 20:16

지난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반대하는 오월정신지키기범시도민대책위원회 회원들과 참배하려는 특전사동지회 및 일부 5·18 단체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김애리 기자

특전사동지회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두고 일부 5·18 공법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또다시 충돌했다.

지난 3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부상·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특전사동지회는 오월 영령들의 추모를 위해 두 공법단체와 함께 묘지 입구 민주의 문 앞까지 갔으나 결국 되돌아갔다.

이들의 참배를 거세게 반대하는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가로막혀서다.

앞서 대책위는 부상·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가 민주묘지에 도착하기 전 참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한 사죄 없는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는 결단코 허용할 수 없다”며 민주의 문 앞에 ‘저지선’을 쳤다.

이를 본 부상·공로자회가 대책위에 반발하자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이들 사이를 막아섰다.

길이 막힌 특전사동지회는 경찰과 대책위에 참배를 막지 말아 달라고 간청했다. 임성록 특전사동지회 고문은 무릎 꿇고 절을 올렸으며, 그와 모자(母子) 관계를 맺은 고(故)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도 “길을 열어달라”고 애원했다.

부상·공로자회 일부 회원들은 막힌 길을 뚫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책위가 “돌아가라”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해 결국 특전사동지회는 민주의 문 앞에서 묵념을 올리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민주묘지 방문 전 특전사동지회는 부상·공로자회와 함께 광주 서구 5·18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을 참배했다.

이후 5·18기념재단 대동홀에서 도청지킴이 어머니들과 만난 뒤 임성록 고문은 대책위에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를 막지 말아달라”며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사죄인지 알려달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대책위의 단호한 태도에 전날 참배가 무산되자, 임 고문과 임근단 여사는 4일 다시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날 두 모자는 추모탑에 헌화와 분향한 뒤 임근단 여사의 아들 故 김경철 열사와 임 고문의 친구 최미애 열사의 묘역을 찾아 넋을 위로했다.

무명 열사 묘역에서 임 고문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읊조렸다.

임 여사도 “화해와 용서로 하늘나라에서 (오월 영령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소원했다.

한편 전날 대책위는 오후 1시 민주묘지 2묘역에서 열릴 고(故) 유광범(공로자회 회원)씨의 안장식이 다가오자 부상·공로자회 회원들에 한해 저지선 일부를 열어줬다.

그 뒤 대책위는 “진정한 사죄 없는 특전사동지회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등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