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이 꿈같은 시대 / 장초롱 |
| 2023년 06월 06일(화) 1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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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범국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7년 1.05명 이래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이 수치는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이 마치 꿈과도 같은 그런 시대를 보내고 있다.
우리는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
주변 청년들을 통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답변이 ‘먹고살기 힘들어서’와 ‘키울 자신이 없어서’이다. 연애도, 결혼도, 출산하기 힘들기 때문.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N포세대에게는 아마도 당연한 답변일 수도 있겠다. 출산과 육아를 위해서는 전제조건들이 있다. 연애는 물론이거니와 결혼까지. 미혼모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사회가 인정하는 출산과 육아에는 청년들의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의 선제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내 삶이 안정적일 때 모든 것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가족형성과 사회 불평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40명의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결과, 3명의 ‘비혼주의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결혼을 기피하지 않았다. 아니 희망했다. 다만 당장 할 의사가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지난 1998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분석해보니, 30살 시점의 미혼율은 1969년생 남성의 경우 37.8%였는데, 89년생 남성에서는 73.5%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1969년생은 13.8%에 불과한 반면, 89년생은 53.3%로 증가했다. 20년 사이에 30살 시점 미혼율이 남성은 두 배, 여성은 네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의 답변은 안정된 직업과 소득, 자산을 갖춘 ‘가족경제’라는 경제적 기반 위에 결혼과 출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럼 출산하고 나서는 행복한 것일까?
필자는 두 명의 아이와 가정을 이루고 있다. 첫째는 4살, 둘째는 얼마 전 100일이 지났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다. 그러나 그 과정속에서 부모는 많은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그 첫 번째로 의료인프라. 면역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각종 질병으로 인해 수시로 병원문을 노크해야 한다.
그런데 병원의 실태는 어떤가? 현재 소아청소년과 예약은 전쟁이다. 아침부터 진료 대기 번호를 받기 위해 병원에서 줄 서는 모습은 이제 흔한 모습이 됐다. 얼마 전 매스컴을 통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폐과 선언을 했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저출산과 낮은 수가, 지속적인 수입 감소로 아이들을 돌보는 개인병원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라고 한다. 아이의 울음을 달래며 병원 앞에서 발을 동동거려야 하는 현실은 언제 쯤 바뀔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두 번째로 현실적인 돌봄. 필자가 정시 출근과 퇴근을 하는 직장이 아닌 불규칙한 업무시간, 잦은 야근으로 인해 평일에는 장모님께서 육아에 도움을 주고 계시다. 만약 장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과연 둘째를 낳을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맞벌이를 선택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라면 맞벌이를 선택한 가정에서는 이 돌봄의 문제가 가정의 행복을 가르는 큰 조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발표한 2023 세계인구보고서에서 유엔인구기금은 한국의 출산율 정책 중 부정적 사례들을 언급했다. 15년간 200조원이 넘는 돈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했지만 그 효과는 미비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조사를 통해 출산장려금 100만원 지급시 합계출산율은 0.03명 증가했지만, 아동 1인당 인프라 예산액 100만원 상승시 합계출산율은 0.098명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프라 확대가 현금성 지원보다 3배 이상의 효과를 본다는 연구 결과이다. 무분별한 현금 지원정책보다는 돌봄센터, 어린이회관, 공동육아 나눔터 설립 등이 출산율을 끌어올리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출산하고도 행복할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하다. 청년도 살 만한 사회를 만들고, 아이가 있는 가정도 꿈꿀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나와 가정 그리고 아이에게 행복한 삶을 제시할 수 있는 살만한 대한민국, 살만한 우리 광주가 되어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