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탐진호에서 / 시 - 서정복

2023년 06월 12일(월) 19:37

참 많은 말씀들이 모여 들었다
밥 먹어라
아프지 마라

어머니 말씀 같은 계곡 물줄기가 모여들어
다시 내 앞에서 출렁거린다

그 말씀 안으로 들여 나도 어린 것들에게
밥 먹어라
아프지 마라

호수의 물빛 같은 말을 건넨다

퍼내도 퍼내도 어머니 경전의 말씀들은
마르지 않고

햇살도 송사리 떼처럼
반짝이는 윤슬로 퍼덕인다

송알송알 ㅇ과
몽글몽글 ㅁ과
나른나른 ㄴ이
떠다니는 것 같은 물의 낯에

겨우 어머니 이름을 마음으로 새기며
어머니와 물과 눈물 같은 말에는
왜 한결같이 울림통이 있는 것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서정복 약력>
▲문학 춘추(현대시), 시조 시학(시조) 등단
▲시집 : ‘부칠 수 없는 편지’
▲전남 원로예술인 추대상 수상
▲한국문협 회원, 전남문협 이사, 광주문협, 영·호남문협, 광주 시인회 회원, 한국문협 해남군 지부(해남 문단)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