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장돼야 한다 / 유현석 |
| 2023년 07월 16일(일) 1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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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소중하고 보호받아야 할 마땅한 존재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을 만들었다. 심각한 아동학대가 발생했기에 또 그것이 큰 문제라 여기지 않았기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2014년 아동학대 처벌법이 제정됐을 때만 해도 한해 1만 건 넘는 아동학대가 신고됐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낮았던 시절,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이 당연했던 시절에는 보호받지는 못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인 상황에서 가정 내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법은 당연히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아동학대처벌법이 오히려 악용 또는 남용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문제와 피해를 만들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정당한 교육활동을 하던 선생님들은 무분별하고 보복적인 그리고 무고성의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받고 있다. 평소 다른 친구들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는 학생이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상황이 되자, 학부모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한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또 어떤 학부모는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고 소란을 부리던 학생에게 주의를 줬더니 수치심을 이유로 신고했다.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고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마저도 아동학대의 대상이 돼 버린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아동학대는 마치 학폭 가해자들이 법기술을 쓰는 것처럼 문제 학생들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악용 및 남용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사들에게만 주어지고 있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무차별적인 아동학대 신고는 여러 폐해를 야기한다. 그 중 하나는 교실에 남아 있는 학생들의 학습권 문제이다. 현행법상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될 경우 아동과 즉시 분리 조치 돼야 하기 때문에 남은 아이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선생님이 사라지게 돼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권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담임이 자주 바뀌는 문제, 고소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없는 문제 등은 결국 남은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정당한 교육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다수의 선량한 일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교사로 하여금 문제 학생의 생활지도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게 만들어 선량한 일반 학생이 문제상황에서 보호받기 어렵게 한다.
교사가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다행히 지난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개정안의 골자는 학교장이나 교원이 학업·진로, 보건·안전, 인성·대인관계 등의 분야에서 조언이나 상담, 주의,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학생 생활지도의 범위와 방식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원의 정당한 교육 활동,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늦었지만 비로소 시작됐다. 물론 이외에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방지를 위해 정당한 생활지도는 민·형사상 책임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거나 생활지도 권한 법제화, 교원의 피해비용 보상·법률지원 확대, 교육청 내 교육활동 관련 아동학대 판정위원회 설치와 같은 정책도 추진돼야 한다.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호받아야 한다. 선생님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생활지도 할 수 있도록,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시스템과 환경적 조치가 필요하다.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하루 빨리 마련돼 안심하고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