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악한 전남지역 의료 시스템 확충 필요하다 / 윤경철 |
| 2023년 07월 17일(월) 2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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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속적으로 수도권에서 늘고 있는 대형 대학병원 분원의 신설과 고가의 의료장비 및 자원 투자는 지방에서 배출되는 젊은 의사들(전공의, 전임의, 전문의)을 수도권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 인프라는 약해져 가고, 그렇지 않아도 지원자가 적은 필수 및 중증 분야와 고도로 높은 전문 분야의 의사 인력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남은 도서지역과 고령인구가 많은 특성 상, 이러한 의료의 취약성에 많이 노출돼 있다. 현재 정부에서 의과대학 정원,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확대 등 의료인력 확충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최근 전남의 국립의대 신설에 대한 지역 여론과 정치권의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전남의 국립의대 설립과 관련해서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첫째, 전남에만 의과대학이 없으므로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는 논리 이외에, 초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심각한 전남에 특화된 필수 및 지역의료를 담당하는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서 국립의대 설립의 명분 및 당위성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전남 뿐 아니라 국립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경남, 인천 등 타 지자체 지역도 인구 대비 의료 인력 및 자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의대와는 달리 특화된 분야의 의사 인력을 배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또한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의대 신설 지역에 대한 전남 서부권(목포)과 동부권(순천)의 통일된 의견과 여론 조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전남도에서는 의대 설립에만 올인 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취약한 필수인 중증 및 응급의료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원하는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한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걸린다. 지금 정부에서 의대 신설을 확정한다 해도, 대학 설립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또한 입학 후 의대 6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5년, 군복무 3년, 그리고 전문의 취득 후 분야별 수술 및 시술을 배워야 하는 전임의 2년 과정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실제 전문 진료가 가능한 의사 인력 배출까지 15-20년 정도의 많은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의대 설립과 전문 인력 배출까지 20여년 가까이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현재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필수 및 공공 의료 시스템 구축과 운영, 그리고 전문의 확충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전남 지역에서 지속적인 전문의를 배출할 수 있는 대학병원급인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하다. 국립의대 설립보다 예산·전문인력·운영 등으로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문제일 수 있는 전공의 수련이 가능한 상급종합병원 신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외면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턴, 레지던트 전공의 수련을 통해 필수 및 중증 분야의 유능한 전문의들을 지역에서 배출할 수 있고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높은 의료 질을 제공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의대를 설립해 봐야 실력 있는 학생들이 졸업 후 전공의 수련을 위해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그리고 여전히 지역민들이 지역의 의대와 병원을 신뢰하지 못하고 수도권 대형병원에 가서 중증질환을 치료 받는다면, 의대 설립의 의미는 퇴색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남도에서 의대 설립을 추진함에 있어 지역 특화 및 당위성 개발 등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의대 신설 이외에도 현재 시급하게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필수, 중증 및 응급의료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정부와 지역 정치권이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 인력 및 자원의 배분 등을 통해 비수도권의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고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살리기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