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상관견관(傷官見官)

2023년 08월 02일(수) 20:02

명리학(命理學)에서 상관(傷官)은 사회적으로는 개성이나 자유를 말하고 가족으로는 여성에게 자식을 말한다. 관성(官星)은 사회적으로는 법규나 제도를 말하고 가족으로는 여성에게 남편을 말한다. 자유로운 개성은 존중 받아야 하나 적절한 규제가 없으면 절제되지 못한 인성(人性)이 사회를 어지럽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규제가 오히려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없애면서 다양한 사회의 발전을 방해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자녀는 소중하지만 자녀의 모든 뜻을 들어주거나 적절하게 훈계(訓戒)를 하지 못하면 자녀의 인생도 망칠 수 있고 부부사이도 안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자녀의 개성을 살려주고 모든 것을 다 바쳐 자녀에게 희생해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유명인사의 부모 또한 많다.

이러한 사회의 다양성을 명리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했다. “상관견관최난변 관유가견불가견(傷官見官最難辨 官有可見不可見)” 이는 ‘상관이 정관을 보면 무조건 나쁘다고 하지만 실은 이러한 것을 구분하는 것이 가장 난해한 것이니, 관성이 있어서 무난한 경우가 있고, 있어서는 안될 경우도 있다’라는 말이다.

필자에게 오랫동안 오셨던 아주머니가 있다. 그녀에게는 홀로 키우는 딸이 있었다.

“우리 딸은 행복해야 합니다. 우리 딸 잘살겠죠?”라고 말하는 그 아주머니의 말이 너무나 간절해서 무슨 문제가 있나 하고 봤는데 음양오행이 고루 들어있는 참으로 복이 많은 사주였다.

“따님은 걱정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사주가 참 좋은 데요. 오히려 사모님의 건강과 노후를 더 걱정하셔야 돼요.”

“네? 저는 고생해도 괜찮아요. 우리 딸이 잘 살면 제 생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라고 답한 아주머니는 웃으면서도 자신의 지나온 인생이 서러운 듯 눈가에 눈물이 맺혔는데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손으로 감췄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홀로 딸을 키운 아주머니는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도 딸에게는 가장 좋은 옷과 신발, 그리고 비싼 학원비 등 딸을 위해서는 과감없이 투자했다. 아주머니의 기대에 부응하듯 딸은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했다. 이에 아주머니는 자신은 월세방에 살면서도 딸에게 원룸보다는 주거환경이 훨씬 나은 오피스텔까지 마련해줬다. 그녀의 사주는 자식의 운인 상관이 너무 강해서 남편을 상징하는 정관이 힘을 못쓰는 형국이었지만 오히려 이분의 인생에서는 이러한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자녀의 행복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