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마당]황금누에 절식(絶食) / 시조 - 이전안 |
| 2023년 09월 04일(월) 1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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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렁 위 채반에 올라 실크를 잉태하여
만삭된 황금누에의 어머니 손맛 되새기며.
지는 꽃의 뒷등 같은 적요한 잠실에서
폭폭한 제 속울음도 다 펴내지 못한 채
할머니 지문이 찍힌 뽕잎마저 물리친다.
마분지 빛 흐린 날의 적막 한 겹 걷어내고
길을 버린 황금누에 곡기마저 끊을 때
귀뚜리 토방마루에 앉아 반짝반짝 울고 있다.
바람이 귓전에서 꿀벌처럼 잉잉거린 날
가느스름 눈을 뜬 채 장엄 열반 꽃 둥지 엮는,
한 살이 터 억 매조지한 그믐달 뒤태 같다.
<이전안 약력>
▲한국문인협회 대회협력위원
▲광주문인협회 소통총괄 부회장
▲광주문학상, 한국시조문학상 수상
▲저서 : ‘달 그리운’ 외 7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