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TK 신공항 ‘속도전’…위기의 무안국제공항 尹정부 국정과제 영남 2개 공항 2029-2030년 개항 전망 갈길 바쁜 무안공항 KTX 경유 완공 2025년 ‘골든타임’ ‘民·軍공항 무안 통합이전’ 市·道·정치권 논의 확장 절실 김재정 기자

2023년 09월 04일(월) 20:25

활성화 절실한 무안국제공항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무안국제공항이 존폐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 <전남도 제공>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하 TK신공항) 건설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무안국제공항이 존폐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경유 노선이 완공되는 2025년이 사실상의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의 ‘골든타임’인 만큼 이 시기에 맞춰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광주 민간공항 기능의 무안 이전이 군공항 이전 작업의 마중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 이전’을 위해 광주시·전남도·기초 지자체 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권까지 총망라한 논의 구조 확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 고흥군·군의회 “광주 군공항 유치 의사 없어”>
ㄴhttp://kjdaily.com/1693826746610578002

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영남권 2개 신공항의 경우 가덕도신공항은 기본계획 수립을, TK신공항은 사전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후속 절차를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안을 토대로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초 공사를 발주, 2029년 말 개항 일정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정 단축을 위해 다음 절차인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까지 병행 중이다.

최근 확정된 내년 정부예산안에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사업비 5천363억원이 반영됐다. 향후 정부가 ‘예산 폭탄’을 쏟아부을 경우 2029년 개항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덕도 신공항의 추정 사업비는 15조4천억원에 달한다.

TK신공항 사업비는 2조6천억원으로 군공항 이전 사업비까지 더하면 총 11조4천억원이다. 국토부는 조만간 TK신공항건설추진단을 신설하고 후속 절차인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신청할 계획이다.

2029-2030년 가덕도신공항과 TK신공항이 잇따라 개항하면 합산 연간 이용객 3천500만명이 넘는 ‘매머드급’ 공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가 영남권 2개 신공항 건설 ‘속도전’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위기 상황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얽혀 무안공항 활성화의 선결과제인 광주 민간공항 기능 무안 통합 관련 논의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가 광주 민간·군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이전을 방침으로 정하고 총력전 펴고 있지만 광주시는 민간공항 무안 이전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김산 무안군수는 ‘군공항 이전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 테이블에조차 등판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이 중요한 이유는 국제선 만으로는 공항 활성화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무안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9만8천명으로 청주공항 8만4천명, 양양공항 5만4천명보다 많았다. 그러나 국내선(2편)까지 포함할 경우 상반기 무안공항 이용객은 10만4천명으로, 국내선 이용객이 6천명에 불과했다. 반면, 청주공항 국내선은 39편(제주노선), 광주공항은 24편(제주 22편, 김포 2편)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선까지 더한 청주공항 이용객은 163만명, 광주공항은 101만5천명에 달한다.

광주공항 국내선 수요가 무안공항으로 흡수될 경우 공항 활성화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6월 말 광주매일신문과의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향후 5년이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발돋움할 골든아워”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지사가 언급한 ‘골든아워 5년’은 가거도·TK신공항 개항 이전 무안공항이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성장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가 올해 들어 광주 민간·군공항의 무안공항 동시 이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2025년을 무안공항 활성화의 분수령으로 주목하고 있다. 2025년은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과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경유 노선이 완공되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무안공항 활성화의 시발점이 돼야 할 민간·군공항 이전 관련 논의는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돼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군공항 문제의 당사자인 광주시, 전남도, 기초 지자체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등 광주·전남 정치권이 함께 초광역 상생 발전을 목표로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한 논의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역 정치권이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제정에 만족할 게 아니라, 광주·전남 공동 발전과 민간·군공항 이전을 기반으로 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이 지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큰 호흡의 상생 정치를 보여줘야 장기적인 지역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