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송정축제’의 매력 / 박준수 |
| 2023년 09월 05일(화) 2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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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관문인 광주송정역 일대가 매주 토요일 축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광산구가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광주송정역세권 상권르네상스’ 사업 일환으로 뉴트로 낭만 송정축제를 열고 있는 것이다.
‘광주송정역세권 상권르네상스’ 사업은 ‘광주송정역 1시간 맛거리 조성’을 통해 광주송정역 주변을 핫플레이스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8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광주송정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만2천여 명, 유동인구는 그 2배인 4만4천여 명에 달하는데 ‘1시간 맛거리’를 조성해 짧은 시간 안에 맛보고 즐기는 상권조성이 이 사업의 목표이다.
이 가운데 뉴트로 낭만 송정축제는 광주송정역세권 상권활성화사업으로 음식, 공연, 체험, 쇼핑으로 모든 세대가 지역상권의 매력을 즐기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광주송정역세권 상권활성화사업-
지난 6월 17일 시작한 송정축제는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913송정역시장과 광산로 일대에서 열리는데, 7월에는 폭우 등 기상악화로 중단됐다가 지난 8월 들어 재개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6시간 동안 1913송정역시장에서 광산로까지 차량을 통제한 가운데 플리마켓, 야시장, 버스킹공연, 만들기 체험 등 풍성한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상인과 주민이 함께 상권 특색을 살려 기획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다.
필자는 지난 8월 26일 1913송정역시장과 광산로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 송정축제의 매력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날 광산로 일대는 5천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길거리 축제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후 4시 이전부터 키다리 아저씨가 일대를 돌며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푸드트럭과 플리마켓이 자리를 펼치며 다양한 먹거리와 각종 기념품 및 소품들을 진열해 놓고 방문객들을 맞았다.
개장 시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몰려들기 시작해 광산로 일대는 어느새 인파로 가득찼다.
광산로 입구에는 광산의 대표 전통술 ‘비아막걸리’ 시음회가 마련돼 오가는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송정’을 단어로 2행시 짓기대회에서는 한 시민이 ‘송정리는 정(情)이 있다’는 재치있는 응답으로 박수와 함께 상품을 받았다.
버스킹 장소 7곳을 돌며 스템프를 찍어오면 경품을 주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는 한정수량 150장이 행사시작 2시간만에 소진되는 등 방문객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방문객 가운데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젊은 부부들이 자녀와 함께 나와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삭막한 공간에 활력과 낭만 불어넣어-
자신의 블로그에 송정상권 내 상가들을 홍보해 상권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서포터즈 직장인(32·여)을 만났다.
그녀는 대학에서 고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지만 지난 2021년부터 블로그를 개설해 시내 맛집을 소개하고 있는데, 광산구청에서 서포터즈 공모가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6월부터 2주마다 8-10개의 점포를 소개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상인들이 거부감을 갖고 취재협조에 소극적이었으나 차츰 취지를 아시고 호응을 해주셔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913송정역시장 내 플리마켓에서 만난 ㈜나눔바이오 이호영 연구원은 회사에서 개발한 아로니아 음료와 딱차를 가지고 나와 홍보 및 판매하고 있었다. 이 연구원은 “발효차가 항산화작용 등 건강에 좋은 효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아 홍보차원에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1913송정역시장 쉼터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오후 5시50분부터 7시20분까지 가요, 팝페라 공연 등 난장콘서트가 열렸다. 비록 30평 남짓 작은 공간이지만 무대를 중심으로 공연 시작 전부터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더니 금세 70여 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외국인 관객도 눈에 띄었는데 인도 출신으로 전남대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제이시리씨는 “조명이 화려하고 작은 가게 들의 디자인이 독특해 인상적이다”면서 “광주사람들이 모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처럼 도심 속 송정축제는 하나의 도시문화 코드로 작동하면서 메마르고 삭막한 공간에 새로운 활력과 낭만을 불어넣고 있다.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광주송정역 일대에서 열리는 뉴트로 낭만 송정축제에 가족들과 함께 참가해 가을밤의 운치를 느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