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관리 부재가 낳은 미로센터 운영 부실

2023년 12월 04일(월) 19:58

광주 동구 미로센터는 ‘문화×도시×재생’을 실현하는 공간으로서 예술의거리에 ‘새로운 세대·새로운 시대’를 위한 문화예술 서비스를 지원하는 앵커시설로 2019년 11월 개관했다. 전문인과 일반 시민들의 관계 형성 지원을 통한 문화 활동 촉진 및 예술하기 좋은 동구 기반 구축을 목표로 각종 공연·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 안내하지만 허술한 실태가 연이어 불거져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구의회에서 문제가 제기된 사안인데도 반복돼 심각성을 더한다. 문선화 동구의원은 지난 9월 임시회에서 홈페이지의 오류를 집중 추궁하고 시정 및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미로센터는 올해 프로그램 중 ‘우리들의 트렁크쇼’ 등 2개를 참여자 모집 기간이 지났거나 사업이 진행된 후 게시했다. 모집이 시작된 뒤에 공고가 올라온 경우도 다수로 알려졌다.

당시 담당 문화경제국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결국에 그냥 말 뿐이었다. 이후에도 총 3기 과정 ‘우리가족 그린데이트’의 안내 글을 1기 신청 마감 이후 뒤늦게 게시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동구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홈페이지 게시일자를 없애겠다”, “실무자의 갑작스런 퇴사에 따른 업무 소홀”, “일시적 오류” 등 변명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미로센터는 사업비 52억5천여만원(국비 50%, 시비 25%, 구비 25%)이 투입돼 건립됐다. 예술의거리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에서도 보듯 문화 동구의 상징성을 띤 기관 중 한 곳이다. 제반 운영과 관리에 있어 사소한 부분이라도 지적된다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조속히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쉬움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어처구니 없는 황당한 사유로 인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주민들의 허탈, 상실감을 또 어찌해야 하는가.

수많은 예산이 쓰이고 있다. 근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미로(美路)’는 아름다운 길이라는 뜻으로 예술의거리 본연의 의미를 표현하면서 아름다운 예술활동을 통해 사회문화적 가치를 찾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동구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즉시 조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