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시간’ 시·도지사 ‘진일보한 합의’ 이뤘다

●광주시·전남도, 공항 문제 합의 배경·전망
金지사 ‘진정성’+姜시장 ‘통큰 양보’ 전격 합의 밑바탕
단서조항 불구 민간공항 이전 시기 명시 획기적 진전
양측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 이전’ 방점 공감대 확인
김산 무안군수·군민 입장 변화 이끌 설득 작업이 관건

김재정 기자
2023년 12월 17일(일) 20:17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17일 오후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만나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17일 7개월 만에 열린 공항 문제 2차 회동을 통해 그동안의 갈등 양상과는 사뭇 다른 ‘진일보한 합의’를 이뤄냈다.

시간이 갈수록 꼬여가던 공항 문제를 놓고 시·도지사의 정치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정치의 시간’에 양측이 ‘광주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 이전’에 방점을 찍고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김 지사의 ‘진정성’과 강 시장의 ‘통큰 양보’가 밑바탕이 됐다.

특히 그동안 이전 시기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던 강 시장이 광주 민간공항을 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자는 데 동의한 것은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총 5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 발표문의 핵심은 크게 ‘민간공항 이전 시기’와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 이전 공조’로 볼 수 있다.

‘군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지면 시·도가 협의해 광주 민간공항을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한다’는 공동 발표문 1항은 사실상 2025년 또는 2026년으로 이전 시기를 특정하고 있다.

총 7개 공구로 나눠 공사를 진행 중인 호남고속철도 2단계 무안공항 경유 노선의 경우 현재 턴키공사 구간 2·4·5공구의 공정률이 25%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예정대로 2025년 말 완공되면 빠르면 2025년 말, 늦어도 2026년 개통이 예상된다.

강기정 시장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의 생각과 변한 것은 없다. 오늘 합의는 5월10일 (1차 회동 때) 3개 항 합의했는데 당시 민간공항은 별도 협의한다는 조항이 있었다”며 “(시·도지사가) 민간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지면’이라는 단서조항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여론이 적지 않은 무안지역을 대상으로 한 설득 작업이 실패할 경우 민간공항 이전 시기도 미뤄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의미있는 진전에 대해 지금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 진전 있을 때 논의하면 될 것”이라며 “의미있는 진전 그대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김영록 지사도 “시·도민 의사 들어 협의하겠다. 폭 넓게 해석해 달라”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공동 발표문 2항 ‘광주시와 전남도는 광주 민간·군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에 대해 무안군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적극 소통하고 설득한다’는 광주시가 ‘군공항 함평 이전 카드’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올해 초 함평군이 군공항 유치 의사를 밝힌 뒤 광주시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며 함평군에 ‘러브콜’을 보내는 등 집중 공략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평 카드’는 지난달 21일 김영록 지사의 함평 도민과의 대화에서 이상익 함평군수가 “군민 갈등을 야기하면서까지 (군공항 유치 여론조사를) 강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동력을 상실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 변화가 광주시의 입장 선회를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강 시장은 ‘회동에서 군공항 이전 부지로 함평이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여러 가지로 논의됐다”면서도 구체적인 함평 이전 관련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양 시·도가 군공항 이전 지역 ‘방향타’를 무안으로 설정하면서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김산 무안군수와 무안지역 여론을 어떻게 반전시키느냐 여부가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한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강 시장과 김 지사가 무안군 수용성 제고에 공동 발표문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 것도 이 같은 고민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시장은 “무안군민, 무안군정 책임자들과 적극 대화하겠다. 군정 책임자들이 무안군 발전 문제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무안 발전과 관련된 KTX 완공,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은 무안군민들의 절실한 이해관계 일 것이다. 그런 문제를 광주시, 전남도가 깊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도 “최근 무안 도민과의 대화 때 범대위의 저지를 뚫고 1시간30분 늦게 도정보고회를 하게 됐다. 그럼에도 50%의 주민들이 끝까지 남아서 무안 발전을 위해 함께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며 “오히려 이번이 가장 큰 분기점이 되고 앞으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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