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SA 2022가 주는 시사점 / 유현석 |
| 2023년 12월 17일(일)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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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A는 만 15세 학생(중3-고1)의 수학, 읽기, 과학, 소양의 성취와 추이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교육맥락 변인과 성취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2000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되고 있는 학력평가 프로그램이다. PISA는 학생들의 성적을 단순 평가해서 국가 간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정책 입안자들이 평가 결과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교육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목적이 있다.
PISA의 결과는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이번 PISA 2022에서 주목할 점 중 하나는 수학 교과에 대한 정서적 요인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PISA는 수학, 읽기, 과학의 교과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학업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요인들도 함께 측정한다. 그동안 PISA 결과가 발표되면 ‘한국 학생들 수학·과학 성적 높지만 흥미도는 낮다’라는 기사가 의례적으로 나왔다. 이와 같은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는 수학교육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이번 PISA 2022에서는 수학 불안 지수는 OECD 평균과 PISA 2012 결과보다 낮았으며, 수학 수업 분위기 또한 OECD 평균과 PISA 2012 결과보다 높아져 수학에 대한 흥미를 키우기 위한 노력의 결실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PISA는 주기별로 세 영역 중 하나를 주영역으로 설정해 주영역 중심의 교육맥락 변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PISA 2012, 2022의 주영역은 수학이었음).
PISA 2022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은 수학 성취에서의 학교 내 학생 간 차이, 학교 간 차이가 OECD 평균보다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학 점수 분산에서 학생 간 성취 수준 차이에 의한 ‘학교 내 분산 비율’은 98.1%로 OECD 평균(68.3%)보다 높았으며 PISA 2012(69.2%)보다도 높았다. 학교 간 성취 수준 차이에 의한 ‘학교 간 분산 비율’은 40.3%로 OECD 평균(31.6%)보다 높았으나 PISA 2012(45.3%)보다는 낮았다. 이는 수학점수에서 2012년에 비해 학생 간 격차는 커졌으나 학교 간 격차는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는 10년 전에 비해 학교 간 차이는 줄였으나 여전히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학교 간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간극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학생 간 차이는 10년 전에 비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PISA 2022를 통해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점은 수학에 대한 경제·사회·문화 배경의 영향력이 OECD보다 낮았다는 것이다. 부모의 직업, 교육 수준, 자산 등을 통해 산출하는 경제·사회·문화 지위 지표(ESCS)는 0.22로 OECD 평균보다 높았으나, 이 지표가 학생들의 수학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크기를 나타내는 분산 비율은 12.6%로 OECD 평균(15.5%)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PISA 2022가 주는 시사점은 학생들 간 심화된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공교육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교육격차는 소득격차로 이어진다. 이제는 공교육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이 발현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