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도박자금 세탁’ MZ 조폭 등 34명 검거 광주지검, 5명 구속·29명 불구속…범죄수익 7억여원 압수 현금·명품 등 호화생활…현직 의사 대포통장 사용도 드러나 안재영 기자

2023년 12월 18일(월) 20:40

사진=광주지검 제공

20대 국제PJ파 조직원 등 이른바 ‘MZ 조폭’의 주도로 100억원대 도박사이트 자금을 세탁한 일당과 이를 도운 공범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8일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에 따르면 도박공간 개설,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A(27)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B(23)씨 등 2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A씨 등 자금세탁 일당의 사무실에서 현금 3억4천500만원, 금송아지 등 200여돈의 금붙이(6천여만원), 명품 시계·가방 등 시가 3억6천만원 상당의 사치품 등 총 7억여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압수했다.

광주지역 폭력조직 국제PJ파 조직원인 A씨는 공모인 4명과 함께 불법 도박사이트의 불법 자금을 대포통장에 분산 이체한 뒤 출금하는 방법으로 총 107억원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B씨 등 25명은 A씨 등 자금세탁 일당에게 계좌 한 개당 월 100만-150만원을 받고 총 86개를 양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에게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특정 계좌가 불법 도박사이트 자금 세탁에 이용된 정황을 포착, 직접 수사에 나서 A씨 등 자금세탁 일당을 적발했다.

A씨 등은 대부분 20대로, 제4세대로 분류되는 ‘MZ 조폭’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4세대 조폭은 유흥·부동산·금융업 등에 진출한 1-3세대와 달리, ‘형태와 구성에 관계없이 모든 불법적 방법을 동원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구조화된 범죄집단’의 특성을 보인다.

이번에 구속된 조폭들도 범죄 수익금으로 현금과 명품 등을 쌓아두고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나, 검찰은 국세청에 조세포탈 혐의를 알려 범죄수익 박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B씨 등이 제공한 계좌 내역을 살피다 탈세 목적으로 타인의 통장을 대여받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직원의 월급을 입금한 이비인후과 의사 C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C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자가 급증하며 수익이 늘자 내야 할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배울만큼 배운 현직 의사도 죄의식 없이 탈세를 위해 대포통장을 거래, 사용하고 있는 실태를 확인했다”며 “통장 양도사범 전원을 기소함으로 사안의 중대성을 명확히 인식하게 하고 죄의식을 시정하는 등 재범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자금 세탁을 맡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과 관리자 4명을 지명수배하는 등 후속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