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대 칼럼]로또 1등, 행운인가? 시사평론가 |
| 2023년 12월 28일(목) 1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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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되는 일은 매우 가능성이 낮다. 경우에 따라 매번 다르겠지만 듣기로는 1천만분의 1의 확률로 1등 당첨자가 결정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확률적으로 ‘0’이 아니기 때문에 일어나기는 한다. 하지만 그 사건이 내게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0’에 수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매주 수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산다. 비용에 비해 한번 당첨됐을 때의 효용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또한 어쨌든 그 가능성이 ‘0’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확률적으로 매우 낮지만 일어나기는 하는 일이다. 그런데 실제로 내게 벌어진다면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우선 기쁘겠지만 다른 측면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것은 비행기를 탔는데 사고를 당할 확률보다도 훨씬 낮은 확률의 사건이 내게 일어났다는 것이다. 또 여름철에 골프를 치다가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도 낮은 확률의 사건이 내게 일어났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기뻐할 일만은 아닌 것이다. 지극히 낮은 확률의 다른 사건도 내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이것을 본다면 지극히 낮은 확률의 사건이라도 그 가능성이 ‘0’이 아니라면 그것을 예방하고, 대비하는 데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의 한 구석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서 지극히 참혹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의 참상이 미디어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비극적인 참상의 주인공들은 지극히 낮은 확률로 그런 일을 겪었을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전쟁을 만나고, 전쟁 중에 참혹한 비극을 만나는 것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낮은 확률의 사건이다. 하지만 분명 기대값이 ‘0’이 아닌 확률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물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 우주에서 ‘0’이 아닌 확률은 언젠가는 반드시 일어날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전쟁 등 비극적인 일을 겪은 사람들은 불운하게도 지극히 낮은 사건의 확률에 부닥친 것이다. 그 누가 그런 비극이 내게 닥치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지극히 낮은 확률이지만 비극적인 일이 내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사건들이 내게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에 최선을 다할 일이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공동체의 의사결정 구조에 선한 영향을 끊임없이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경우는 극단적인 전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불경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우리에게는 다행히 사회적인 변화에 대한 대응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역사적인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일이다. 정치가 국민들 다수의 기대와 희망으로부터 엇나가지 않도록 평상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정치가 어긋나면서 국민들을 고난의 수렁으로 빠트리는 일들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았던가. 주권자로서 우리 국민들은 이런 불운의 가능성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국민들 한사람, 한사람이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 정치가 올바른 길을 찾도록 노력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지극히 낮지만 결코 가능성이 ‘0’이라고 하기 어려운 경제적 위기,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적 재난으로부터 우리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경각심이 필요하다.
어느새 연말이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도 무심한 세월의 흐름 속에 어느새 그 끝에 다다르고 있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 부족함이 많은 칼럼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고마움의 말씀을 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