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동결’…지역 대학 등록금 인상 ‘눈치싸움’ 교육부, 인상 한도 역대 최고치 ‘5.64%’ 제시 인상땐 글로컬대학·신입생 충원 차질 불가피 김다이 기자

2024년 01월 09일(화) 20:20

교육부가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를 역대 최고 수준인 5.64%로 발표했지만 지역 대학들은 등록금 결정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동결을 권고한 데다 인상 시 글로컬대학 선정 등 재정지원사업과 신입생 충원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2011년 이후 역대 최고치인 5.64%로 결정했다. 지난해 인상 한도 4.05%보다 1.59%p 오른 수치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대학 등록금에 대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인상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교육부는 인상 한도를 역대 최고로 발표했지만 2024년에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학생에게는 ‘국가장학금Ⅰ’, 동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는 ‘국가장학금Ⅱ’유형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교육부 ‘국가장학금Ⅱ’와 대학 재정지원사업에 따라 대부분 지역 대학들은 사실상 강제적으로 등록금 동결·인하에 동참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째 등록금을 동결한 상태다.

그러나 올해 국가장학금 수입보다 등록금 인상에 따른 수입이 더 많아질 수도 있어 대학별 셈법 계산에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 인구 감소 속에 대학 재정위기로 이어져 등록금 인상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전남 대학에서도 등록금심의위원회 개최 전부터 등록금 인상에 따른 동향 파악에 나서며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역 한 사립대 관계자는 “등록금을 15년간 동결했기 때문에 물가인상에 따라 인상하는 게 맞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인상하게 되면 국가장학금 지원이 끊기고 신입생 충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전남대학교, 광주교육대학교, 조선대학교(1월22일), 광주대학교 등 대부분의 대학은 이달 중순께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인상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동신대학교는 오는 2월15일 예정돼 있다.

이들 대학 역시 등록금 인상을 고심 중이다. 국립대학교인 전남대학교의 경우 등록금심위원회 심의 전이지만 사실상 등록금 동결을 확정한 상태다.

전남대 관계자는 “15년째 등록금을 동결한 상황에서 국가장학금Ⅱ를 지원받고 있어 올해 역시 동결·인하에 동참해야 지원받기 때문에 결정했다”며 “대학은 동결했지만 대학원의 경우 인상하는 방안으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교대의 경우 그동안 14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가운데 지난해 4% 인상 결정에 따라 올해까지 인상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다.

광주교대 관계자는 “대학 본예산 책정 전에 등심위를 열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지난해 인상 이후 올해도 인상하기엔 사실상 부담이 크다”며 “교육부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 발표에 따라 등심위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대도 물가인상률에 따라 대학 재정구조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등록금 인상이 해결책이지만, 종합적인 검토로 대안을 찾고 있다.

조선대 관계자는 “매년 등록금 인상을 검토 안 할 순 없지만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글로컬대학 등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을 고려하면 사실상 인상하기 어렵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별도의 사립대학 재정지원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