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설계 공모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졸속’이라니

2024년 01월 10일(수) 19:51

광주시는 ‘비엔날레 전시관 건립사업’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을 지난해 11월말 뽑았다. 세계적 위상과 광주문화를 상징하며,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네트워크로서의 열린 공간을 제시하고, 특히 시민의 휴식·만남·소통·이벤트 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해 호평을 얻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원로 화백 등 지역 인사들이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졸속행정으로 처리됐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선정된 작품이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끌 수 없을 뿐 아니라 비엔날레라는 가치를 담아낼 참신함과 실험성이 부족하며 국제공모임에도 공고 20여일 만에 신청을 마무리하는 등 성급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역대 시립미술관장, 미술협회장 등을 포함한 이들은 건축 시기가 지연되더라도 줄기차게 요구해온 유명 건축가에 의한 지명 공모를 통해 세워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의 전시관은 1995년 건립돼 그동안 총 14회의 비엔날레를 치르며 세계적인 문화 브랜드로 정착시키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광주시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융합 문화공간으로 2027년 개관을 예정하며 전시관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주차장 부지인 북구 매곡동 전체 3만4천925㎡에 연면적 2만2천776㎡ 규모로 들어서며 총 사업비는 1천182억원이다.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문화예술을 선도, 3대 비엔날레로 자리잡았다. 높은 위상에 걸맞게 랜드마크로 기능해야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시는 관련 법에 따라 총괄건축가 등 자문과 심의위원회를 거쳐 공모를 확정했다. 여론 수렴을 위해 자문위를 구성하는 등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의문이다. 실제로 지역 미술인들은 코로나로 인해 회의를 제대로 열지 못했다며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핵심 시설이다. 비엔날레 전시관 건립에 일방통행은 안 될 것이다. 게다가 ‘졸속’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광주시는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 다시 점검하고, 사실이라면 즉각 시정해야 한다. 미술계가 요구하는 재공모 여부까지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 타당하다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 버금갈 것이란 기대를 품었던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