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어도 일자리 없는 광주의 이례적 고용 한파

2024년 01월 17일(수) 19:56

일하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구직자는 증가한 반면 구인 인원은 감소하면서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광주지역 구인 인원은 4만9천657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3% 줄어 전국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2023년 49만1천명으로 3.2% 축소됐다. 지수가 동일했던 2014년을 제외하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큰 수치다.

비경제활동인구가 급감하면서 구직 건수는 지난해 1-11월 12만6천496건으로 6.8% 늘었다. 이에 취업자도 4만3천728건으로 1.5% 줄었다. 재취업 활동 기간이 길어져 실업급여 지급자 수는 19만1천543명으로 3.0% 증가했다. 광주의 경우 대유위니아의 법정관리에 최근 한국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겹치며 주력인 제조·건설업 경기가 얼어붙었다. 불경기의 영향으로 수출과 내수시장의 부진에 산업계는 채용을 대폭 감축하고 있으며, 서비스업도 역시 침체되기는 마찬가지로 고용을 엄두조차 못내는 모습이다.

지속된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가계 재정이 악화되자 육아·가사 등을 이유로 경제 활동을 중단했던 이들까지 취업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보고서에 ‘노동시장 긴장도’라는 지표가 있다. 수치가 높을수록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인력난이 심화됐다는 뜻인데, 지난해 3분기(7-9월) 중 광주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서 코로나 팬데믹 직전(2019년 3분기)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일손이 부족한 타 지역과 달리 광주는 유일하게 일자리가 부족했다.

올해도 제조업 중심의 고용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여파로 건설경기 파급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도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건설분야 부진을 전망했다. 광주의 경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미래세대인 청년과 한참 일해야 할 40대의 취업자 감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자체와 경제계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