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 진리, 무한한 세계를 탐구하다 ‘세상의 모든 것, 만다라 혹은 모나드’展…내달 12일까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최명진 기자 |
| 2024년 01월 21일(일) 1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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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드와 만다라. 두 세계에 존재하는 양극성의 모순을 조화롭게 표현한 미디어아트 기획전이 마련됐다.
무안군오승우미술관에서 다음달 12일까지 열리는 ‘세상의 모든 것, 만다라 혹은 모나드’다. 이번 전시 주제는 ‘모나드와 만다라’다. 모나드는 우주, 무한대를 더이상 나눠지지 않을 때까지 쪼갰을 때 남는 최소한의 입자를 의미하며, 만다라는 부처와 보살 등을 배치해 우주 진리를 표현한 그림이다.
이 역설의 두 세계는 인간의 영혼이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무한의 세계를 의미한다.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세계란 우주를 하나의 세상으로 표상하는 일이지만, 그 세상은 동시에 무한한 우주를 반영하기도 한다.
먼저 박인선 작가는 땅과 바다, 건물과 인간, 도시와 자연처럼 상대성을 내포하고 있는 여러 현상과 시공을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하나로 연결해 원형이나 타원 혹은 좌우대칭에 가까운 새로운 구조물로 만들고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임용현의 작품 ‘무한의 지평선’은 매체의 본질인 빛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그는 ‘빛도 숨을 쉬는가?’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졌으며 이에 대한 답은 빛의 입자와 유기체인 인간과의 관계로 나타났다.
정나영의 연작은 모터 센서가 부착된 원형으로 된 알미늄 패널로 이뤄져 있다. 반복되는 화려한 추상적 문양은 일종의 만다라 구조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나이트클럽의 미러볼이나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젊은 여성, 전쟁을 상징하는 무기와 바니타스적 해골, 분출하는 화산과 상징적인 기호, 선 등이 수없이 반복돼 일정한 패턴을 형성한다.
이매리의 ‘시(詩) 배달’ 연작은 유적지를 발굴하듯 지층에 묻힌 오랜 문명의 역사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록하고 ‘지금, 여기’로 배달하는 작품이다. 올해 제작된 ‘시(詩) 배달#20230625’ 작품은 민족음악 두 곡의 사운드와 평면작업의 결합이다. 음반에 담은 사운드는 ‘고려 아리랑’과 SP판에 담긴 민속 음악이다. 평면은 금박으로 된 텍스트와 악보, 디지털 프린트라는 매체로 기록된 역사적 사건들을 나타낸다.
김범수는 이미 상영됐거나 용도가 폐기된 공연장면, 다큐멘터리, 흑백 혹은 컬러 영화 등 다양한 종류의 필름 속 수많은 이미지와 스토리에 인위적인 요소인 빛을 개입시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을 한다. LED빛으로 반짝이는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은 외형의 표면은 그 아래 잠재된 세상의 모든 이미지와 스토리들에 의해 발현된다.
사진작가 조현택은 ‘스톤마켓-포천, 부산, 화순’ 연작에서 석재상의 다양한 종교적 석상들과 탑, 무덤조각 등을 보여준다. 가로 크기가 3m에서 7m에 이르는 실사적 규모의 사진은 선과 악, 삶과 죽음, 인간의 욕망과 구원, 카니발적 희생과 생명의 생성이라는 종교적 만다라의 세계를 보여준다.
개념미술가인 이예린의 3분짜리 비디오 작품 ‘발밑 세상에의 노크’는 잠자고 있는 땅 밑 세상을 농구공 사운드로 두드려 일깨우고, 건물 바닥에 비친 구조물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정경을 다시 거꾸로 뒤집어 보여준다. 바닥에 반영된 허상이 거꾸로 치솟아 실상의 세계를 차지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바닥에 고인 물을 통해 하늘, 인간, 건물, 자연 등 세상의 모든 것을 왜곡된 형상으로 반영시킨다.
윤준영의 작품은 집, 망루, 나무, 새떼, 바위, 미로, 건물, 바다 등 언어의 구조처럼 상징화된 이미지를 통해 무한한 세계를 암시한다. 작가는 보이지 않고, 결코 파악할 수 없는 우주를 자신의 세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체적이고 물질적인 매체들과 끊임없이 사투한다. 그 결과는 한지에 먹, 콩테를 이용한 관념적 페인팅으로부터 바위, 돌, 합판으로 만든 집, 수조 등을 배치한 설치 작업으로 나타난다.
박현화 무안군오승우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현상을 보는 관점이 다양한 만큼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