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공동체 정신 ‘한마당’…베니스서 펼쳐진다 ●광주비엔날레 30주년아카이브 특별전 ‘마당- 우리가 되는 곳’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 선정…4월18일-11월24일 전시 30년 광주 발자취 통해 ‘민주·인권·평화’ 공감의 장 마련 “국제사회 연대 예술의 사회적 실천 생성 ‘마당’ 역할 기대” 최명진 기자

2024년 02월 01일(목) 20:15

백남준作 ‘고인돌’

크초作 ‘잊어버리기 위하여’

‘마당- 우리가 되는 곳’이 개최될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

창설 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4월 베니스 현지에서 30년 역사를 환기하고 광주정신을 조망하는 특별전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오는 4월18일부터 11월24일까지 221일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에서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 우리가 되는 곳’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국가관 전시인 파빌리온과 같은 기간 펼쳐지는 병행전시다. 광주비엔날레는 전세계 30개 문화예술기관 중 하나로 선정돼 그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국에서는 한솔문화재단과 유영국미술문화재단,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이 함께 참여한다.

‘마당-우리가 되는 곳’ 전시에서는 그동안 축적된 아카이브 자료들과 소장품, 그 의미를 확장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해온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마당’으로서의 예술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광주비엔날레 창설 정신인 ‘민주·인권·평화’ 화두를 인류 공동체와 깊게 나누고 공감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당’은 한국 전통 가옥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소통 공간이자 마을 대소사를 결정하고 잔치를 열기 위한 장소였다. 열린 공간인 마당에서 이웃들이 모여 마을 공동체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현안까지 공유해왔듯이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서구 중심 미술사에서 벗어나 제3세계를 아우르며 전세계 미술의 흐름과 경향,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한다.

전시는 모두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먼저 광주비엔날레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며진 첫 번째 섹션에서는 역대 전시 포스터를 비롯해 예술감독 및 큐레토리얼 팀, 전시 주제, 참여작가 목록, 전시 장소를 표기한 광주 지도를 전시한다. 다큐멘터리 ‘광주비엔날레, 30년의 시선’ 인터뷰를 통해 광주비엔날레의 발자취와 의미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이어 두 번째 섹션에서는 광주비엔날레 소장품과 그 의미를 확장하는 세 명의 한국 여성 작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재단이 소장 중인 제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백남준의 ‘고인돌’(1995)과 크초(Kcho)의 ‘잊어버리기 위하여’(1995)가 함께 전시된다. ‘고인돌’은 5·18민주화운동으로 희생된 광주 공동체를 기리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크초의 작품은 난민 공동체의 삶을 은유한다. 아울러 김실비, 김아영, 전소정 여성 작가 세 명의 소장품과 기존작, 신작을 비롯해 5·18과 광주정신을 보여주는 ‘양은 함지박’도 전시한다.

마지막 아카이브 섹션으로 광주비엔날레 행보를 담고 있는 실물 소장 자료들을 선보인다. 전시 포스터나 티켓, 리플릿, VHS 등 역사적 실물 자료는 물론 디지털화된 소장 자료 등도 살펴볼 수 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베니스 현지에서 마련된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이 다시 한번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의미를 되새겼으면 좋겠다”며 “국제사회가 공감하고 연대하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생성하는 ‘마당’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