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 금리 1%도 못 챙기는 지자체 금고 상당수라니

2024년 02월 04일(일) 19:28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시중은행에 예치한 공공예금의 이자수입은 1조원으로 나타났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조사한 결과로, 평균잔액이 106조원에 달하는 만큼 비율은 1.02%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한국은행 통화금융통계에 따르면 2022년 월별 예금은행 수신금리는 연평균 2.77%였다. 지자체 금고보다 1.75%p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에도 못 미치는 지자체가 무려 136개로 절반 이상이었고, 광주·전남의 경우도 12곳이나 됐다. 실제로 신안 0.95%, 나주 0.91%, 여수 0.90%, 고흥 0.85%, 강진 0.82%, 해남 0.80%, 영암 0.78%, 전남도 본청 0.77%, 화순 0.75% 무안 0.63% 등의 순이었다. 이와 달리 광주 광산구는 2.85%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북구는 1.89%로 7위에 올라 대조를 보였다.

금융기관이 공공기관 금고를 유치,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벌고 있다. 긴축 재정 하에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는 광주와 전남 지자체도 결과적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다. 은행들은 금리를 영업 비밀이라며 숨기고 있다. 정부 역시도 관리에 손을 놓았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자 장사로 자신의 배만 불렸다. 임직원 평균 소득만 1억원을 훌쩍 초과했다. 반면 공무원 인건비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현안에 사업비 투입을 망설이는 자치단체의 사정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주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 혈세다. 명백하게 알권리의 영역이다.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는 은행의 기밀보다 국민 이익이 우선이다. 지자체의 금고 약정 정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독과점이라는 폐단까지 초래하고 있다. 신규 참여를 가로막는 등 불공정 행위라 하겠다. 즉각적으로 낱낱이 밝혀야 하는 까닭이다.

지방 재정의 투명성 및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지자체는 건전한 금고 운영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하고 정부는 은행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업무 전반에 걸쳐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턱없이 낮은 공공예금 이자 수익을 수긍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