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이제 변해야 한다 / 정영수

2024년 02월 04일(일) 19:29

정영수 (재)한국산업교육원 광주지부장 / 경영학박사

100년만에 온다는 희망찬 갑진년 청룡의 한해가 시작됐지만 한국의 정치는 새해 벽두부터 실망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 정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속에 지난 1월2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항동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부지 시찰 후 이동하면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하던 도중 살해 의도를 품고 접근한 남성으로부터 목을 흉기로 찔린 사건이 발생했다. 또 1월26일에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입구에서 달려든 중학생으로부터 돌덩이로 여러 차례 머리를 공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정치문화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증오하며 잘못된 언어로 국민들에게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이같은 불행한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치 혐오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10대들이 제대로 된 정치 교육을 받기 전에 정치 혐오부터 배워 어른들이 편을 갈라 싸우는 걸 보면서 모방심리, 호기심 욕구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정치는 표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하고 적대적 증오가 난무하는 극단적인 정치가 난무했다. 하지만 이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정치는 공멸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 타협의 파트너가 아닌 극단적인 모습으로 대립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너무나 안타까운 심정이다.

더욱이 여야 강성 지지층이 이용하는 온라인 유튜브 등에선 저주성 증오 발언과 음모론이 너무나 난무하고 있다. 정치권의 사고가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내가 이긴다는 시각보다는 국민 마음을 얻는 경쟁을 하는 정치로 전환하는 마인드로 변해야 한다.

2024년에는 한국정치가 대결구도가 아닌 새로운 정치로 국민 선택을 받아야 한다. 상대 정파의 정책이나 주장을 모두 반대하는 극단적 파당 정치는 이제는 바꿔야만 한국이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절망의 정치를 끝내고 희망의 정치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진심이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합의 처리’를 목표로 최대한 여당과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당도 무조건적인 차별화에 집착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하며 국회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구태에서 벗어나 협상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일단 상대가 먼저 제안한 안건에 대해 반대부터 하고 나서는 경향이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제 변해야 한다. 여야 관계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군 관계도 아니고 독재정권과 민주화세력 관계도 아니다. 양보와 절충을 거부하는 진영논리가 팽배해지고 상대 주장을 적대시하는 강경론이 득세한다면 양측 입장은 평행선만 달리게 된다. 상대방 주장에 귀 기울리고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절충하고 타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정치 선진화를 위한 최후의 의지처는 국민들의 성숙된 유권자 의식이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택한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봉사하고, 경쟁적 정치조직인 정당이 만들어낸 정책대안 중 하나를 국민이 선택하는 정치체제이다. 두달 가량 남은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에 국민의 현명한 한 표 행사는 한국정치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총선 선거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먼저 인식하고 패거리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하는 진정성과 능력 등 후보의 진면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유권자의 몫이 될 것이다. 위기에 정치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시대전환을 해야 할 우리가 주인공이 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