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마을 커뮤니티공간 방치는 소극행정의 결과

2024년 02월 05일(월) 20:18

광주시와 동구는 2022년 계림동 금호아파트 관리사무소 지하 1층에 마을 커뮤니티공간 ‘금호타운 manna방’을 조성했다. 광주시 보조금 4천만원과 입주민 자부담 200만원이 투입됐지만 웬일인지 1년3개월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 게다가 누수 등으로 바닥과 천장 곳곳이 곰팡이로 뒤덮여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는 준공식을 개최, 해당 시설과 함께 아파트 주차장을 일반 시민에게 개방하려 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가로막혔다. 이들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일방적으로 사업에 공모해 대다수가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 결국 동구는 개소를 잠정 보류하기에 이른다. 사전에 아파트 주민 동의 없이 추진되면서 빚어진 필연적 결과로 보인다.

입주민들은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동구는 협약서 상 ‘광주시 보조금에 의해 조성된 공간이므로 건물 소유자 입주자대표회의는 협약 기간(최초 2027년)까지 어떠한 경우가 있더라도 주민 소통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조항을 들어 맞서고 있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인 공모사업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 입주민들 주장대로면 의견 청취를 생략하는 등 지나치게 안일한 측면이 있었다. 또한 뒤늦게 문제 해결에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광주시는 동구가 관리·감독을 통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고, 동구는 광주시 공모사업인데도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상반된 태도를 드러냈다.

광주시 따로, 동구 따로다. 회피에만 급급하는 모습이다. 주민들은 기가 막힌다. 광주시와 동구, 입주자대표 3자가 함께 만나 대화해야 한다. 더 이상 흉물로 방치해선 안되는 만큼 마땅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손해 배상 언급은 현재의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최후의 수단이라는 동구의 입장이 맞다. 마을 커뮤니티공간의 취지에 부합해 쓸모있는 활용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