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총선과 정치발전 / 오수열 |
| 2024년 02월 06일(화) 1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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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양당제가 고착되어온 정치 환경 속에서 제3지대를 표방하고 있는 신생정당의 창당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 국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작업과 함께 비례대표제의 골격이 어떠한 방향으로 결정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시론의 제목을 ‘정치발전’이라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정치발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학자들에 따라 여러 가지로 정의되고 있지만 ‘제도화’(制度化)의 수준과 ‘정치참여’의 정도를 가지고 측정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먼저 제도화란 정치가 특정 개인이나 소수집단의 의사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헌법과 법률 등 제 규정에 따라 움직여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정당(政黨) 역시 당대표 등 소수지도층의 의사가 아닌 당헌·당규에 따라 움직여지는 가에 따라 그 정당의 민주적 운영 정도를 평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현실적으로 ‘지역지배정당’(地域支配政黨)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공천에 목을 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 공천과정이 제도화되어 있는가 하는 것인데 불행하게도 대답은 ‘아니오’(No)이다. 이는 역대 거의 모든 공천과정에서 잡음과 후유증이 끊이지 않았고, 탈락한 후보들이 하나같이 당내실력자들의 공천개입에 불만을 토로한 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4월 총선을 위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둘러싸고도 내분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비대위원장의 사천(私薦)과 대통령실의 ‘용핵관’ 논란이 일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비명계 출마예정 지역에 대한 친명계의 표적공천 논란으로 잡음이 지속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여당은 대통령실과 비상대책위원장, 야당은 당 대표라는 막강한 권력이 도사리고 있고 후보자들 대부분이 유권자인 국민보다는 이들 권력자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다는데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전체를 대표하여 입법권을 행사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역을 대표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최소한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사랑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당초 지역구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각계의 전문가들을 배려하기 위한 의도로 출발했던 비례대표제마저도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현으로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지역구의원들의 역할과 기능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여야 대결구도 속에서 여야 모두가 아무런 지역연고도 없는 인사를 특정지역에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공천마저 서슴지 않음으로써 국민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높아진 반면 정치참여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특정 정당의 지배현상이 위력을 보이면서 그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본 선거는 거의 유권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적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후보 결정에서부터 지역민에게서 사랑받고 보다 큰 역량을 지닌 후보들이 선출되어 낙후된 우리 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구와 경제력 등이 수도권에 집중되는가 하면, 호남이라는 정체성과 정치적 결속력 또한 낮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지역의 정치적 역할은 점점 왜소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22대 총선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