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재해법 혼란 가중…영세 건설업·中企 직격탄 5인 이상 사업장 포함 지난달 27일 전면 시행 임채만 기자 |
| 2024년 02월 07일(수)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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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치권은 2년간 유예 후 시행된 제도를 놓고 쏟아지고 있는 현장의 우려 목소리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어 피해는 사업주와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전남 4만6천275개 사업장 포함…영세 건설업·중소기업은 직격탄(?)
전국적으로 83만7천개(5인 이상 50인 미만)의 영세 중소기업이 새로운 중처법 적용 대상이다. 근로자가 5명 이상인 동네 음식점·빵집 등의 소상공인들도 포함된다. 광주·전남의 경우 4만6천275개 사업장이 해당 대상에 편입됐다.
이번 대상에서 가장 큰 피해 우려 업종은 현장에서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건설업이다. 이 가운데 50인 미만 영세 건설사도 포함되면서 사고 발생 시 최악의 경우 폐업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644명(611건) 중 절반 이상인 341명(328건)이 건설업계에서 발생했고, 이 중 66.3%(226명)는 50억원 미만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의 80%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준비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법이 시행되더라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응답은 57.8%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정부가 중소 사업장의 중대재해 대응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지원했지만 참여기업의 10곳 중 6곳은 여전히 안전 전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중대재해법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여부 책임 관건
중처법의 핵심은 스스로 경영책임자를 중심으로 ‘안전 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이란 기업 스스로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해 제거·대체 및 통제방안을 마련·이행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이 사안의 핵심은 ▲유해 위험요인 파악 ▲안전 보건 조치 이행 위한 조직·인력·예산 투입 모니터링 체계 구축 ▲업무 특성과 기술, 재정 여건 맞게 이행에 있다.
이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가 중대산업재해를 당하면 사업자 또는 경영책임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
단,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의무를 이행했다면 산업재해 발생 시에도 처벌받지 않는다.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과 근로자 사망 사이에 고의 또는 예견 가능성, 인과관계 여부가 명확히 확인된 경우만 처벌 받는다.
중대산업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산업재해 중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의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처벌만이 능사(?)…끊이지 않는 산재 사고
지난 2021년 1월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은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사고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법 시행 후 2년 간 중처법 사고가 잇따랐고, 최근 전국 각지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사고 후 처벌에 앞서 예방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단순 법 적용이 아니라 사고 발생 원인부터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 및 시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영세 기업의 경우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대기업에 비해 안전관리자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안전관리자를 의무 배치해야 하고,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안전보건관리담당자를 의무 고용해야 한다.
여기에 사고 발생 시 경영자가 형사 처벌 또는 벌금 부과를 받은 경우 최악의 경우 폐업까지 갈 수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사고는 대기업의 경우 법적 대응에 어려움이 적지만 영세 기업의 경우 회사 존폐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또 애매모호한 법 적용으로 인해 현장의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채만 기자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