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어 ‘상권 죽이는’ 亞문화거리 디자인 개선 사업

2024년 02월 13일(화) 20:01

광주 동구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문화특화거리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고 한다. 6억원 가까이 투입됐지만 관련 용역이 3개월여 만에 중단돼 1년여 이상 재개되지 않고 있다. 도리어 상권 죽이기라며 상인들의 원성은 높아간다.

‘아시아문화특화거리 디자인 및 조성’ 용역은 구시청 일원(문화전당로 35번길, 백서로 137번길)의 야간 경관 및 외벽 개선 등을 위한 조형물 설치를 골자로 2021년 체결됐다. 비용은 5억7천435만3천원에 이른다. 구체 내용은 디자인간판 제작·설치, 골목 야간 경관, 외벽 개선(도색 및 파사드), 포토존·메인 조형물 조성, 디자인 공공시설물 설치, 진입로 도로판석 개·보수 등이다. 그러나 용역은 추가 디자인 검토 및 주민·상인 의견 수렴, 또 인근의 건물을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하기 위한 철거를 이유로 연이어 멈추고 말았다. 더 가관으로 동구와 업체는 책임 떠넘기기 식 공방에 열중이다.

아시아문화거리는 2014년 시작돼 145억원(국비 69억·시비 38억·구비 38억)을 투입, 10년에 걸쳐 광산동 8만3천410여㎡를 특화하는 것으로 지난해 마무리될 계획이었지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 개정으로 5년 뒤인 2028년까지 연장됐다. 당초에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출범과 함께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며 동구가 콘텐츠 확충에 열을 올렸으나 지금까지 전혀 특색이 없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 이후 상권이 지속 침체,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디자인 개선 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구는 고착화된 현재 상황을 타개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부분이 술집인데다 빈 점포가 많다. 광주 도심의 대표 거리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실질 정책을 촉구한다. 기껏 돈 써서 만든 조형물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상인들의 비아냥을 곱씹어야 한다. 문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 어두운 분위기를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더 소통하고, 고민해야 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