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시간 안전 사각 상무 인공암벽장 계속 방치할건가

2024년 02월 14일(수) 19:59

광주 상무시민공원 내 인공암벽장 한편에는 ‘시설 이용 시 발생하는 모든 안전사고의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휴식을 위한 공공시설물임에도 관리 상의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다. 암벽장은 이용객이 연평균 7천여명, 월평균 500여명에 달하는 상황으로 사고 위험 또한 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심야 시간대에도 누구나 접근 가능해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곳곳에 ‘CCTV 설치’, ‘24시간 연속 촬영·녹화 중’이라는 경고성 문구가 붙어 있으나 형식적일 뿐이다. 본보 확인 결과, CCTV는 암벽장을 비추지 않고 있다.

관리 주체인 광주 서구의 무사안일이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개장 후 현재까지 보험 처리가 필요한 사고가 없었고, 부상자들이 대부분 과실을 인정했다는 이유로 실태 파악은 물론 예방 대책 마련에도 손을 놓았다. 심지어 위탁 운영 중인 체육회에서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관리하고 있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특히 서구는 운영시간 외엔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규칙이 개정된 지 2년8개월이 넘도록 나몰라라 하고 있다. 2022년 5월 전북 군산 한 실외 인공암벽장에서는 60대 남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방심하는 순간, 안전 사고는 발생한다. 광주도 마찬가지다. 서구는 사전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늦은 밤 장난치듯 암벽장에 매달린 아이들도 있다. 서구는 본보 취재에 따라 운영시간 외에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영시간 내에도 적절한 관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전신운동 효과로 최근 스포츠클라이밍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날씨와 관계없이 등반을 즐기는 인공암벽장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정작 안전 대책은 미흡해 개선이 필요한 실정으로 나타났다. 사고의 책임은 이용자보다 관리자에게 더 무겁다. 의무로 봐야 하는 것이다. 서구는 법률적 근거에 맞춰 실질 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