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전남 ‘출생수당’ 저출산 극복 대안될까

2024년 02월 15일(목) 19:37

아이 한 명을 둔 직원에 1억원, 두 명이면 2억, 세 명이면 3억원 또는 주택 등으로 한 명당 1억원씩을 장려금으로 책정한 부영그룹이 화제다. 이번에는 학령기까지 양육 지원을 확대, 혁신적인 ‘출생수당’을 도입한 전남도가 주목받고 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이다.

출생수당은 소득 조건 없이 2024년 이후 출생아에게 17세까지 18년 간 매월 10만원을 지급한다. 시군에서도 10만원씩을 제공할 계획인 만큼 20만원이 되는 셈이다. 한 명당 총 지원액은 4천320만원에 이른다. 두 자녀 가구는 8천600만원, 세 자녀는 1억3천만원에 달한다. 모든 국가 선별 복지 지원금까지 포함하면 아이 한 명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전남도는 정부에 17세까지 월 20만원의 별도 국가출생수당 신설과 현재 7세까지인 월 10만원 아동수당을 12세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구도 했다.

초저출생 현상이 장기 지속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영록 지사는 도내 22개 시장·군수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3년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데드크로스가 처음 발생한 이래, 최근 10년간 출생아수가 48.8% 감소하는 등 제1의 소멸위기 지역으로 예측된데 따른 공동 인식에서다. 통계청은 인구 변화 추이가 이대로 진행되면 2030년 전남은 160만명대, 2043년 150만명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출생수당은 출생부터 양육까지를 아울러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지원 모델이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 전남’을 비전으로 양육지원 체계를 과감하게 개선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재정도 넉넉하지 못한 전남이 먼저 나선 것이다. 전남도는 행정절차와 예산 확보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시행하기로 했다. 이르면 8-9월부터가 예상된다. 시군도 하반기부터, 늦어도 내년에는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8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2023년은 0.7명 턱걸이 가능성이 나온다. 전남도와 시군이 손잡고 추진하는 파격적인 ‘출생수당’이 지방 소멸을 넘어 국가 소멸까지 위협하는 초저출생을 극복하는 단초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