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지는 선거구 획정, 전남지역 혼란 더 방관말라

2024년 02월 19일(월) 20:17

여야가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 시한을 이달 말로 잡았다.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로썬 극적 타결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1일까지 협상안이 타결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선거가 코앞인데, 한없이 미뤄질 태세다.

총선을 50일 앞두고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됐으나 여야는 선거 승리를 위한 여론전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각각 수사할 특별검사 도입 법안의 재표결 여부에 초점이 모아지는 것이다.

획정위는 지난해 12월 초 서울과 전북에서 각 1석을 줄이고, 인천·경기에서 1석씩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민주당은 서울 강남 3개 지역구는 그대로 두고, 우세 지역인 경기 부천과 전북에서 1석씩 줄이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한다. 여당 국민의힘과 서울 종로와 중구, 강원 춘천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노원 3개 지역구를 2개로 합치는 등 일부 조정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쟁점 지역구를 놓고 여전히 강 대 강 대치다.

애꿎은 전남 유권자들이 유독 피해를 보고 있다. 어느 ‘운동장’에서 뛰어야 할지 모르는 예비후보들의 속도 타들어간다. 특히 정치 신인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선관위 안대로 영암·무안·신안 공중분해 여부, 순천 갑·을 분구 또는 여수·순천 통합 갑·을·병 분리 등이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광주를 비롯한 타 지역은 각 선거구별 경선을 속속 발표하고 있으나 전남 10곳 가운데는 단 1곳도 없다.

여야가 설정한 기간인 이달 말 확정된다고 해도 총선 41일 전이다. 19대 때는 44일, 20대 때는 42일, 21대 때는 39일 전에 선거구 조정을 마무리한 바 있는데, 더 촉박하게 결론날 가능성도 높다. 고질적 병폐가 이어지고, 이번엔 최악의 늑장 사태가 우려된다. 민주당은 전남의 혼란 상황을 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