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솟값 ‘고공행진’…설 지나도 상승세 안 꺾였다 aT 조사…양동시장서 대파·사과 전년比 65%·31% ↑ 배·감귤 등 2주 전보다 값 올라…정부 166억 투입 지원 양시원 기자

2024년 02월 20일(화) 19:54

사과와 배·감귤, 채솟값이 설이 지났는데도 꺾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한 전통시장에 진열된 과일.

광주지역 과일·채솟값이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여파로 설 명절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할인지원·비축물량 출하 등 다방면의 방안을 내세우며 물가 부담 완화에 나섰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광주전남지역본부가 내놓은 ‘광주·전남 농수산물 가격정보지 2402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후지 사과 10개와 딸기 100g은 1년 전보다 값이 각각 30.9%·10.3% 뛴 3만4천700원·2천150원에 팔렸다. 과일류는 저장 물량 감소와 설 명절 선물 및 차례상 준비 등의 소비 증가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공급량 감소로 채소류 가격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대파 1㎏(4천730원) 65.4%, 배추 1포기(4천원) 23.8%, 애호박 1개(2천450원) 22.5%, 청상추 100g(950원) 5.6% 등 채소류 조사 품목 10개 중 6개 가격이 1년 전보다 높았다.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감소한 품목은 양배추(0%)를 비롯해 풋고추(-26.1%), 당근(-6.1%), 취청오이(-4.5%) 등 4개에 불과했다. 과일·채소 뿐만 아니라 붉은 팥(35.6%), 냉동오징어(23.3%), 쌀(8%), 밤고구마(15%)도 1년 전보다 일제히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수요가 급격히 확대된 설 명절이 한 주 이상 지났음에도 가격이 꺾이지 않은 과일·채소 작물도 다수였다.

같은 날 노지 감귤 10개는 1년 전보다 68.5%, 2주 전인 지난 5일보다도 4.2% 오른 6천150원에 팔렸다. 사과·배 등 성수품 가격이 급등하자 대체재로 꼽힌 제주 감귤은 1997년 감귤가격 조사를 시작한 이후 26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 하기도 했다.

이밖에 신고배 10개가 전년 대비 13.6%, 2주전 대비 1.2% 비싼 3만5천100원, 쪽파 1㎏도 1년 전보다 72.1%, 2주 전보다 3.8% 오른 9천860원에 각각 팔리는 등 급등한 가격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정부는 할인 지원 등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1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참외 등 고공행진하는 사과·배의 대체 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5월 전까지 166억원을 투입, 할인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달 중 배추 2천t, 무 6천t을 추가로 비축하고 사과·배는 농협 등 저장물량을 6월까지 분산 출하할 계획이다.

냉해, 탄저병, 과수 화상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과수 생육 관리 협의체를 운영하며, 토마토·오이 등 시설채소의 도매시장 출하비도 지원한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설 이후에도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생산자단체·유통업계와 협력해 할인 행사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