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투표 정치위기, 기권하고 싶지 않다 / 김영집 |
| 2024년 02월 20일(화) 1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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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총선의 쟁점은 무엇일까? 정부와 집권여당이 과연 잘 했는가 하는 국정 중간심판이 주요쟁점이 될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눈에는 국정 중간심판에 대해 여당과 야당간에 무슨 정책과 무슨 이슈로 서로 경쟁하는 것인지 쟁점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반면에 여·야당이 서로 무한 비방하는 정치, 서로 분열하면서 이합집산하는 정치만 자주 보인다.
최근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에서 41%의 응답이 이번 총선이 정부여당과 민주당 모두를 견제하는 선거라고 했다. 정치불신이 극심하다는 표시다.
광주·전남 등 호남 총선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호남이야말로 민주당 경선과 공천이 곧 당선과 동일시되어 경선에서 후보들간에 가장 치열한 정책과 이슈 대결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정책이슈가 쟁점이 되지 않았다.
지난 수개월 동안 주요 쟁점은 친이재명인가 아닌가였고, 여론조사에서 누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거의 모든 것이었다. 시민들은 이런 문자만 무수히 받아보았을 것이다.
일부 후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당 내부의 정책경쟁분위기 조성도 없고, 시민단체들의 감시나 견제 풍토도 사라진듯하다. 언론보도도 친명반명과 여론조사 등 경마식 보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경선이 임박했다. 공천이 눈앞이다. 마지막 경선투표의 기준은 무엇일까? 친명반명, 현역반감, 여론지지도 말고 뭐가 있을까?
3고로 인한 민생위기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경제불안 대책은 무엇인지, 광주의 미래를 위한 경제정책과 일자리 창출정책은 무엇인지가 들리지 않는다. 반도체특화단지 수도권 집중 등 심화되는 불균형정책 대응, 인구감소와 청년유출대책, 고령화와 복지대책, 기후변화 대응 등등 이슈들이 대결이 안 보인다.
그리고 경선이 지나면 집권여당 성토나 하며 대충 시간 보내도 뻔한 선거결과가 예상된다. 참 싱겁고 발전이 없는 총선이 될 것이다.
문득 광주에서 최악의 투표불참과 무투표당선이 이루어져 대의제 정치가 위기를 맞았던 지난 지방선거가 떠오른다.
이번 전국총선은 정권심판 쟁점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 지역총선은 지역 민주주의 위기가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방선거에 이은 총선에서 광주시민의 투표참여가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광주와 호남은 민주주의 중심도시라는 명예와 상징을 잃게 될 것이다.
지난 1월 대만의 총통과 국회의원 총선이 있었다. 매우 치열한 선거쟁점으로 국제적 관심을 모았는데 민진당, 국민당, 민중당은 민생 문제를 중심으로 대만정체성과 중국문제 등 정책경쟁을 치열하게 벌였고 그 결과 총통은 민진당이 가졌지만 국회는 여소야대가 이뤄지는 기막힌 결과를 내 놓았다.
지금 우리 총선은 대만보다 더 잘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정권 중간심판이나 민생문제, 미래한국을 위한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여야 모두 똑같다는 정치 불신만이 선거판을 좌우해 왜곡된 선거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게 된다.
2월 초 광주시는 미래산업도시, 메가시티광주, 광주정신확산, 문화일상도시, 시민안심도시 5개 비전과 35개 핵심과제를 담은 ‘제22대 총선 공약’을 정당에 제시했다.
이제 광주의 여야정당과 후보들이 어떻게 공약에 반영할지 응답해야 한다. 시민사회와 언론이 이슈로 만들고 총선쟁점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기권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