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익수 전남여고 교장, 사진집 ‘흔적 : 두 가지 삶의 여정’ 펴내 양궁의 ‘길’, 교직의 ‘길’ 돌아보니 행복했었노라 최명진 기자 |
| 2024년 02월 21일(수)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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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국가대표 출신인 박익수 전남여고 교장이 이달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지난 50년 간의 양궁 인생을 총망라한 사진책 ‘흔적 : 두 가지 삶의 여정’을 펴냈다.
이 책에는 운동선수로서의 삶과 교육자 및 행정가로서의 생활이 담긴 그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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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박 교장이 손수 선별해 편집한 400여장의 사진들과 연대별 짧막한 자전적 형태의 글로 구성돼 그의 지난 50여년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한 장 한 장 사진을 정리하면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양궁인으로서, 교육자로서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됐어요.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습니다.”
어려서부터 운동에 소질을 보인 그는 전남체중을 거쳐 전남체고에 입학하며 활과 인연을 맺게 됐다.
농구에서 양궁으로 특기종목을 바꾼 이후 1년 4개월 만에 제6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단체 종합 비공인 세계 신기록 1위,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하며 역량을 인정 받았다.
그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제61회 전국체육대회에서 한국 스포츠 역사상 남자부문 첫 비공인 세계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수립한 것.
그는 이 대회에서 개인종합, 단체종합, 90m, 70m, 5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5관왕을 달성했다.
국가대표로 활발한 선수생활을 하던 그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다져진 자신의 기본자세에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진 것이다.
“지도자에게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파악하고 이를 훈련에 반영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필수적이에요. 국가대표까지 올라온 선수는 그 나름대로 자신에게 최상의 자세를 갖고 있어요. 이때껏 형성된 자세들이 자기 몸에 배어 있는데, 갑자기 다른 근육을 사용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 선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분석하지 않는 이상 선수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세에 손대는 건 지양해야 할 일이죠.”
이러한 뼈아픈 경험은 그가 훗날 체육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밑거름이 됐다.
“선수가 기량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그 선수가 갖고 있는 특기를 찾아내고 분석해보고 함께 이야기해보는 과정들이 중요해요. 우리 선수들에게는 나의 아픔을 똑같이 겪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죠.”
그가 지도자로 활약했던 1997년 한국 양궁팀은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일종목 역사상 최초 전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하며 다시 한번 그 실력을 입증했다.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선수생활을 뒤로 한 채 박 교장은 ‘교육 행정가’라는 또다른 길에 들어섰다. 2014년 서부교육지원청 체육보건팀장으로 체육관련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고 학교운동부 청렴도 향상에도 힘썼다. 이후로도 장학사·장학관, 체육예술융합과장 등 직책을 맡아 교육 현장에서 발로 뛰었다.
그는 35년 간 교사, 지도자, 교육전문직 등 여러 경험을 토대로 2021년 3월 전남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학생 육성에 최선을 다했다. 100년에 가까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전남여고 학생들과 동문, 교직원과 학부모가 한마음으로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 활동, 학교 운동부 운영 지원 등에도 나섰다.
“소소한 기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누구나 한국 양궁의 일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선수와 지도자로 인연을 맺게 된 우리 후배들과 제자 등 한국 양궁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이들이 지금처럼 꿈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소소하지만 지난 50년 간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는 만큼 이 책이 한국 양궁 역사의 발자취를 마련할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됐으면 합니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