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택시요금 인상 7개월여…“갈수록 승객 감소”

“손님 없어 하루 반나절 대기…배달대행 등 이직도 ↑”
이용자들 “요금 부담” 입모아…미운행 차량 700여대

주성학 기자
2024년 02월 27일(화) 20:27
2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택시 승강장에 택시들이 길게 늘어선 가운데 한 승객이 택시를 타고 있다./주성학 기자
“택시 기본요금이 올라 기존에는 집까지 1만원이면 갔는데, 요즘엔 차가 막히면 1만2천원까지도 나와 잘 안 타게 되더라고요.”

광주 택시 기본요금이 3천300원에서 4천300원으로 1천원 인상된 지 7개월여가 지난 27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인근 택시 승강장은 ‘대목’인 출근 시간대가 지나 어느 정도 한산할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더라도, 길게 늘어선 택시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반면 바로 옆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버스 정류장에는 30여명의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시민의 발’임에도 불구, 시민들이 보이는 온도차에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20년 경력의 택시기사 김모(62)씨는 “택시요금 인상이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물가가 함께 뛰면서 하루의 반을 대기 시간에 쓴다”며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이나 오후 9시 넘어서 열심히 운행을 해도 수입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김씨는 “기사 대부분의 사정이 마찬가지라 배달대행이나 대리운전으로 전환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며 “나도 운전대를 놓아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2021년 기준 광주시에 등록된 3천346대의 법인 택시는 2022년 3천334대로 줄어들었다. 이날까지 법인 택시 전체 수는 2022년 이후 변화가 없지만, 지난 3년간 실제 택시 영업을 하는 운전자의 수는 ▲2021년 2천819명 ▲2022년 2천603명 ▲2023년 2천567명으로 집계되는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기준 운전자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총 767대의 택시가 미운행되고 있고 지난해 택시비 상승 이후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업계 상황이 이전보다 더욱 어렵다는 게 택시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광주지역 한 법인택시 회사의 이모(40대) 과장은 “요금 인상 이후 택시 가동률이 50-60% 정도로 떨어졌다”며 “업계 밖에선 요금이 올라 상황이 나아진 거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물가 상승 영향으로 유류비, 관리비, 보험료 등 고정 지출이 오른 반면, 택시 가동률 자체가 줄어 이전보다 힘든 상황이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해 7월1일부터 일반 택시의 기본요금(2㎞ 기준)을 3천300원에서 4천300원으로, 모범 택시와 대형 택시는 3천900원에서 5천1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택시 종류와 상관없이 탑승 후 상승되는 요금은 기존 ‘134m·32초당 1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인상된 택시 요금에 대해 시민들은 부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이모(30)씨는 “평소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고 택시는 바쁘거나 어쩌다 가끔 타는 데 요금 상승 이후 내릴 때 가격을 보면 매번 깜짝 놀란다”며 “예전에 1만원도 안 나왔던 거리가 이젠 1만2천원을 넘기도 해 가급적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직장인 유모(32·여)씨는 “회사에 출근하기 전엔 조금이라도 더 자고 편하게 가고 싶어 택시를 타 왔지만, 요금이 인상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30분씩 일찍 일어나고 있다”며 “기본요금 1천원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매일같이 이용하던 사람에겐 큰 부담이다”고 토로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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