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집단 사직에 환자 불안감은 더 커진다

2024년 03월 25일(월) 19:57

정부가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면허정지 처분에 대해 유연한 처리 방침으로 선회했지만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의 갈등은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 전남대·조선대학교 의대 교수까지 사직서를 내고 있다. 예정대로 무더기 사직이 가시화됐다.

교수들은 부끄러운 스승이 되지 않겠다고 한다. 텅 빈 강의실과 불 꺼진 병원을 바라보며 심한 자괴감도 호소한다. 일단은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외래·수술 등 진료를 주 52시간으로 단축, 준법투쟁에 들어간다. 다음달부터는 응급·중증환자를 위해 외래 진료를 최소화한다. 전공의 이탈로 수술 건수가 30-50% 줄어든 가운데 외래 역시 30%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생사를 다투는 환자들의 불안감은 더 고조되고 있다. 대화 재개를 위한 샅바싸움이 격화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의정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좀체 보이지 않는다.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인 것이라고 하나, 전남대·조선대병원의 경우도 최악의 의료 마비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사협회 비대위는 기본적으로 전공의와 학생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협상의 전제로 삼고 있다. 터무니없다며 의대 증원 2천명 수정을 요구하는 것인데, 정부는 불가하다며 맞서 있다.

정부는 심각한 우려와 더불어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200명을 추가 투입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 간 협력체계 등 비상진료를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건설적 협의체 구성 지시에도 대치는 계속되고 있다. 의료계는 내부 결속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질 접점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최우선이다. 4·10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증원 규모 2천명이 과도하다는 주장을 일정 부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융통성을 갖고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야 한다. 또 언제든 누구와도 만나야 한다. 의사들도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 양측이 적극 소통해야 한다. 더 이상의 의료 대란 장기화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