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검증 마친 ‘장애인 이동권’ 소송 재개 법원, 광주 장차연 등 원고 측에 ‘필요 노선’ 요청…다음 재판 5월23일 안재영 기자

2024년 03월 28일(목) 21:38

‘시외 고속버스 내 휠체어 탑승 장비 미설치는 차별’이라며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장차연) 등이 제기한 구제 소송의 현장 점검을 마친 법원이 재판을 재개했다.

광주지법 민사14부(나경 부장판사)는 28일 장차연 소속 회원 등 5명이 국가와 광주시, 금호고속을 상대로 제기한 ‘차별 구제’ 소송의 변론 기일을 열었다.

이 소송은 장차연 소속 회원 등 5명이 지난 2017년 12월 장애인들도 시외 고속버스를 탈 수 있도록 금호고속 전 노선에 휠체어 탑승 설비 설치와 함께 차별로 인한 위자료 지급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다른 원고들이 금호고속 등을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소송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어서,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연기했다.

이후 2022년 2월 대법원이 서울고등법원에 파기환송을 하면서 같은 해 11월 광주지법에서의 재판도 재개됐다.

원고와 피고 간 공방이 이어지던 중 재판부는 지난해 11월29일 광주시립장애인복지관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실제 장애인들의 시외버스 이용 여건 등을 살피는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현장 검증 후 처음 열린 이날 재판에서 재판부는 원고 측에 거주지, 학교 또는 직장 등 상황을 고려해 주로 사용할 노선을 다음 재판까지 밝혀 달라고 했다.

이는 주위적 청구 취지인 ‘전체 노선’ 대신 예비적으로라도 원고들이 실제 이용하기에 휠체어 탑승 설비가 필요한 노선을 추려보기 위함인데, 앞서 대법원은 “고속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나 운수회사 재정·정부 지원 한계 등을 고려해 장애인이 탈 만한 버스에 단계적으로 탑승 설비를 설치하도록 시기·대상을 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금호고속 측엔 필요 노선이 추려지면, 이를 언제쯤 이행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손익이 어떻게 되는지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국가·지자체 보조금 지원 가능 여부 등을 두루 살피겠다고도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5월23일 재개된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