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도 전세사기 피해…온라인 카페·SNS 등 ‘주의’ 市전세사기대응TF 작년 6월 출범…올해 2월까지 220건 접수 깡통전세·이자 지원 중단 등…“허위·과대광고 단속 강화해야” 장은정 기자

2024년 04월 07일(일) 19:55

이미지=아이클릭아트

# 지난 2022년 2월 이사할 집을 알아보던 A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광주 광산구 한 신축 아파트의 시공사가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전세 기간(2년) 대출 이자를 지원해준다는 홍보글을 보고 입주했다. 홍보글대로 처음 6개월 동안 이자가 지원됐지만, 그 이후론 아무런 설명 없이 이자 지원이 안돼 A씨는 민사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재판부가 나머지 1년6개월치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해당 아파트의 시공사는 이자 지원을 재개했으나 한 달 만에 또다시 중단됐다. A씨는 법정 다툼에 지친 가운데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며 남편과 갈라서게 됐다. A씨는 홍보글에 속아 이 같은 불행이 시작됐다고 후회 중이다.

전국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과장·허위 내용의 ‘불법 광고’에 속아 피해를 보는 이들도 상당수라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광주시전세사기대응TF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올해 2월까지 광주에서 접수된 전세사기 피해 건수는 220건이다.

약 9개월 동안 월평균 24건 이상이 접수된 셈이다.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내려가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깡통전세’부터 A씨처럼 시공사 또는 분양사에서 약속했던 이자 지원이 중단되는 등 피해 사례는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2년간 전세대출 이자 지원’, ‘계약 만료 시 전세금 100% 즉시 환급’ 등 임차인을 ‘혹하게 만드는’ 과장·허위광고가 SNS와 인터넷 등에 무분별하게 게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공인중개사법 제18조의2에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명시돼 있으나 실제 인스타그램이나 포털 사이트 등에 ‘광주 전세’라고 검색하자 일반 계정에서도 관련 광고글이 목격됐다.

이 중 ‘보증금 4천만으로 전세 살자’는 제목의 글쓴이와 상담해 본 결과 광고와는 달리 “1억6천만원을 대출 받아야 한다”며 “대신 이자는 무료로 지원해 준다”는 답변을 내놨는데, 이 같은 수법은 ‘전형적인 사기’라는 게 단속 기관의 설명이다.

단속 주체인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SNS 등의 전세 관련 허위·과대 광고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를 통해 과태료 등을 부과하고 있다”면서도 “게시물이 워낙 우후죽순 생겨나다 보니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것에 대해 선제적으로 나서진 못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전세사기 피해 상담 및 법적 도움 등을 주는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온라인이나 길거리에서 홍보글을 보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가 피해를 보는 이들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단속은 커녕 제대로 된 예방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허위 정보를 남발하는 이들에 대한 단속·처벌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장은정 기자